공정·품질·조직까지 AI화…삼성·LGD·SKT 사례로 확산
"AI 도입 여부 대신 얼마나 벌었는지가 새로운 경쟁 변수"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산성 혁신으로 실질적인 수익 개선 성과를 내면서 산업계 경쟁 기준이 'AI 투자 규모'에서 'AI로 벌어들인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SK텔레콤 등 주요 기업들이 AI 도입 효과를 실제 숫자로 입증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AI 도입 속도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부 공정에서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기술을 도입해 공정 시뮬레이션 속도를 기존보다 20배 향상시켰다. D램·낸드·파운드리 공정의 설계 자동화, 불량 분석, 소재 예측 등 반복 업무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AI 전환(AX)을 통해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수익 개선 효과를 실현했다. OLED 패널 이상 탐지 시간이 기존 3주에서 2일로 단축됐고, 검사 과정 자동화로 양품 생산량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된 구조다. 이형 디스플레이 패널 엣지 설계는 1개월에서 8시간으로, 광학 설계는 5일에서 8시간으로 작업 시간이 대폭 줄었다. 여기에 사내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 도입으로 하루 기준 업무 생산성이 10% 이상 향상됐고, 외부 솔루션 사용을 줄여 연간 100억원 절감 효과까지 얻었다. LG디스플레이는 AI를 생산뿐 아니라 비용 구조와 품질 관리에까지 통합하며 실제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델을 구축한 셈이다.

통신 업계에서도 AI 기반 효율화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트래픽 분석 및 네트워크 운영 자동화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333억원,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네트워크 운영 비용을 감축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한 사례로 평가된다.
산업계에서는 AI 도입이 실제 재무지표로 확인되는 사례가 늘어나자 AI 경쟁이 '투자 중심'에서 '수익 창출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분석한다. 과거 기업들은 AI에 얼마를 투자했는지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연간 어느 수준의 수익 개선에 성공했는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A기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AI 도입 자체가 화제였다면, 이제는 AI로 인한 실적 개선이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며 "기업들이 투자 규모 대신 구체적인 수익 창출 사례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 내부에서는 향후 공정·데이터·조직을 AI에 맞게 얼마나 빠르게 재설계하느냐 경쟁 우위를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라인과 설비라도 센서와 장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정제하며, 어떤 알고리즘으로 공정과 장비에 피드백을 주느냐에 따라 수율과 원가 구조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생산라인에서는 AI가 실시간 이상을 감지하고 공정 조건을 조정하는 회사와 여전히 경험과 수작업에 의존하는 회사 간 납기·품질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무·서비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AI 어시스턴트와 자동화 도구를 업무에 얼마나 깊게 통합하느냐에 따라 신제품 기획 속도, 영업, 고객 응대 효율이 달라진다. AI가 실시간으로 문서와 데이터를 분석해 요약하면, 자료 찾는 시간이 줄고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 시간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같은 인원과 근무 시간이라도 AI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갖춘 조직과 그렇지 않은 조직 간 성과 격차가 빠르게 벌어진다.
B기업 관계자는 "이제는 'AI에 얼마를 썼느냐'보다 'AI 덕에 원가를 얼마나 줄이고, 매출·영업이익을 얼마나 더 만들었느냐'가 평가 기준이 되는 시대"라며 "같은 설비·인력이라도 공정·데이터·조직을 AI에 맞게 얼마나 빨리 갈아엎느냐에 따라 3~5년 안에 기업 간 매출·이익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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