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동남아시아가 산림전용과 이탄지 훼손, 화재, 화석연료 사용 급증으로 인해 ‘온실가스 순배출 지역’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종합 평가가 나왔다. 숲과 습지, 맹그로브, 이탄지 등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자연 생태계가 여전히 상당한 흡수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인간 활동에 따른 배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히로시마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2000~2019년 동남아시아 전역의 이산화탄소(CO₂)·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 배출원과 흡수원을 종합적으로 산정한 결과, 이 지역이 기후 온난화 가스의 주요 공급원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글로벌 바이오지오케미컬 사이클 저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산림전용, 이탄지의 건조·배수, 화재, 석탄 사용 확대가 배출을 키우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지목하며, 국가 간 협력과 조기 대응이 없으면 기후중립 달성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의 수석·교신저자인 IDEC 연구소(일본)의 콘도 마사유키 부교수는 “동남아시아에는 세계에서 가장 탄소가 풍부한 숲과 습지가 있지만, 대기에서 제거하는 양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대기에 추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산림전용과 이탄지의 건조·배수가 주된 원인이고, 화재와 빠르게 증가하는 석탄 사용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구기간 20년 동안 가장 큰 배출 요인은 ‘숲을 베어 다른 토지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 콘도 부교수는 “숲이 다시 자라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개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며 “국가들이 숲을 보호하고 복원한다면 즉각적이고 의미 있는 기후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출 확대의 두 번째 축은 화재였다. 엘니뇨 건기에 집중된 광범위한 이탄 화재가 큰 비중을 차지했고, 배수된 이탄지에서 진행되는 이탄 분해 역시 상당한 배출원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탄지 관리 실패가 ‘단기 화재 배출’과 ‘장기 분해 배출’을 동시에 키우는 구조라고 봤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화석연료 배출이 연구기간 동안 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석유가 주요 배출원이었지만, 2005년 이후 석탄 사용이 급증하면서 2018년에는 석탄 배출이 석유를 넘어섰다. 연구진은 에너지 정책의 큰 변화가 없다면 석탄이 향후 배출 증가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콘도 부교수는 “석탄 배출량의 급증은 이 지역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계획된 석탄발전소가 모두 건설되면 전력 부문 배출이 더 늘어 동남아의 기후중립 달성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일부 지역에서 기본적인 온실가스 관측·감시 체계가 부족해 추정치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측정 지점 확충, 모델 고도화, 과학 데이터와 국가 정책결정 간의 연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연구진은 열대 아시아 지구물리 연구 네트워크 ‘LeXtra(열대 아시아를 위한 지구물리학 연구 eXcellence 연맹)’를 출범시켰다. 네트워크는 온실가스 모니터링 강화와 모델 개선, 국가 간 데이터 공유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온실가스가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디에서 흡수되는지를 명확히 식별하는 것이 효과적인 기후 전략의 출발점”이라며 “가장 큰 감축 효과는 토지 이용 변화와 화석연료 배출을 줄이는 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남아시아는 기후를 보호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킬 기회가 아직 있지만, 기회의 창은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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