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10대 갱단원이 살인을 저지르고 이 과정을 랩 가사로 담아 피해자 유족이 울분을 토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 메트로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해 1월 27일 영국 브리스톨 남부의 노울 웨스트에서 발생했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10대 남학생 두 명이 10대 갱단원에게 마체테 등 흉기로 33초간 공격당한 사건이다. 현장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들은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튿날 아침 결국 사망했다.
용의자 중 2명은 각각 15세, 16세로 나이가 어려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코디-샤이 웨스콧(17)과 라일리 롤리버(18)만이 공개됐다. 10대 갱단원을 범행 현장에 데려간 앤터니 스눅(45)은 최소 38년간 가석방되지 않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이 인근 지역에서 벽돌을 던져 한 여성을 다치게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복수로 살해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피해자는 단지 피자를 먹기 위해 근처를 지나갔을 뿐 벽돌 사건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무고한 피해자 두 명을 낳은 가해자들은 15~23년간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23년간의 의무 복역 및 종신형을 웨스콧은 올해 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칼로 찔러 죽였고”, “그를 땅에 눕혔다”는 가사가 포함된 랩 영상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자물쇠 이모티콘, 자신이 처음으로 가석방 자격을 얻는 해인 '2048'을 캡션으로 달았다.
뻔뻔하게 랩을 올린 것은 한 번이 아니다. 그는 또 “33초 만에 's---'(비속어)는 비극이 됐다”는 가사의 랩 영상도 틱톡에 올렸다.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걸렸던 시간이다.
신고를 받고 영상은 모두 삭제됐지만 틱톡 계정은 정지되지 않았다. 구금 중인 그가 어떻게 휴대전화를 입수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피해자의 어머니인 리앤 에클랜드는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여전히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제는 그것을 자랑하고 있다. 랩을 듣자마자 그가 살인에 대해 이야기하는걸 알았다”며 “내 아들에 대한 모욕이다. 그가 어떻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내 아들과 아들의 친구는 살해당하면서 그 권리를 잃어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영국 법무부는 이번 일에 대해 피해자 유족에 사죄하는 한편 “청소년 범죄자는 소셜 미디어나 휴대전화에 접속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이를 적발하면 추가 구금 등 제재를 받게 된다”며 “현재 웨스콧이 구금돼 있는 소년원을 운영하는 위원회와 함께 랩의 출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