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리아 프리미엄 향한 핵심 전략 공개
가상자산 ETF 수요에도... 전략에 포함 안 돼
업계, 관련 상품 관심 多... 금투협 '연내 도입' 강조
발표 후 질의응답서 "정책당국과 적극 협의"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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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 이사장이 '코리아 프리미엄(국내 자본시장 고평가 양상)'을 위한 사업 경쟁력 고도화를 위해 정책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전략이나 계획은 질의응답으로 한 번 언급됐을 뿐 발표내용에서 제외됐다.
11일 거래소가 서울 여의도 소재 거래소 서울 사옥 마켓타워 21층에서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이사장은 ▲자본시장 밸류업 달성 ▲미래성장동력 확보 ▲투자자 신뢰 제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4대 핵심 전략과 이에 부가되는 12개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우선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고한 정착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밸류업 우수기업을 선정·표창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컨설팅 등을 확대한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펀드 투입 증대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선진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지수 사용권을 개방하고, 한국물 지수 파생상품의 해외 상장 허용,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6월 예정된 파생상품시장 야간 거래 도입을 통해 야간 시간대 리스크 헤지 등 파생상품 투자자의 편익을 높인다.
미래성장동력으로는 ▲수익모델 다변화 ▲데이터와 인덱스 사업 고도화 ▲금융투자 상품 라인업 확충 등을 꼽았다.
정 이사장은 "인덱스와 정보 사업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AI(인공지능) 시대에 부합하는 데이터 생산, 관리, 유통 체계 구축과 혁신 지수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며 "신규 투자수요 확대를 위해 KOFR-OIS(금융기관 간 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 청산 개시, 코스닥150 위클리 옵션, 배출권 선물 상장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신뢰 제고 방안으로는 부실기업 퇴출에 집중하고, IPO(기업공개) 시장의 건전성을 높인다. 시장 진입과 퇴출 관련 시장 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도입을 통해 불법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내달 출범하는 대체거래소(ATS) 도입에 관해서는 통합 시장 관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정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주요 거래소의 사업다각화 전략 분석을 통해 KRX(한국거래소)의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며 "뉴욕과 런던 해외사무소 개소 등을 기반으로 K-밸류업 마케팅을 보다 강화하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공시체계 확립을 위해 국제표준(XBRL2.1)을 적용한 차세대 상장공시시스템 구축, 영문 공시 번역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이날 정 이사장이 발표한 거래소의 핵심 전략에 '가상자산 ETF'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에 주목하며 국내 자본시장에도 가상자산 ETF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큰 유관기관인 '거래소의 핵심 전략'에 해당 상품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에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신년 간담회를 통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관련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현물 ETF 상장과 관련해 당국과 논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올해는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기초로 한 ETF를 출시해야 한다"며 "미국, 홍콩, 캐나다 등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는 만큼, 국내 투자자에게도 안정적이고 수요에 맞는 투자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키도 했다.
반면 정 이사장은 전략 발표 후에 이뤄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우리 시장에도 가상자산 ETF 거래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래소도)정책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너무 늦춰지지 않는 선에서 거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만 했을 뿐이다.
이어 "시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정책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여러 시장 전문가와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라는 균형적 시각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이날 '밸류업 프로그램'의 지난 성과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밸류업은 디스카운트(저평가)된 부분을 해소하려는 취지"라며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주주 친화적인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내 은행 사업은 지난해 밸류업 정책을 통해 어떤 산업 분야보다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며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