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세정 등 대리점 운영 기업에만 단비
온라인 위주 중소 브랜드 많은데…"수혜는 남의 일"
뷰티도 마찬가지…올리브영·다이소 등 직영점 중심 기업 사용 불가
편의점·식음료로 쏠린다…프로모션 집중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 지급을 앞두고 패션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소비쿠폰은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형 유통채널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됐다. 그러나 패션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주로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실질적인 수혜 대상은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가두점 형태로 운영되는 토종 브랜드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소비쿠폰 지급에 따라 오프라인 가맹점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들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에스콰이아' 등을 운영하는 패션그룹 형지와 '웰메이드' '올리비아로렌'의 세정그룹, 아웃도어 브랜드 등이 해당된다.

이들 브랜드는 소비자 유입을 위한 프로모션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즉시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 등 추가 혜택을 내세워 소비자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소비쿠폰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만연하다. 실제 지난 2020년 5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당시 형지는 전월 대비 9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당시 대부분의 패션업계가 침체에 빠졌던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주목받았다. 같은 기간 세정그룹의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5%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다만 패션업계 수혜는 이들 기업에 그친다.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을 민생경제 회복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취지로 추진해 대형 유통채널과 온라인몰은 사용처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패션업계에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추지 못한 영세 브랜드가 많다는 점이다. 이들 역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망조차 없는 중소 브랜드 입장에선 이번 지원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패션업계 내부에서는 쿠폰 금액이 1인 15만원 선(1차, 일반 기준)에 그쳐 업계 전반이 체감할 만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가맹 형태로 운영되는 가두점이나 보세 매장 정도만 사용처에 해당해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식음료 업종 중심으로 소비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뷰티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직영점 위주의 유통 구조를 갖고 있어 가맹점 154개를 제외하고는 쿠폰 사용이 불가능하다. 다이소 또한 가맹점 비중이 30%가 채 되지 않는다. 가맹점 구조로 운영되는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정도에서 쿠폰 사용이 가능하지만 해당 매장의 경우 2020년 이후로 급격히 줄어 전국 340여곳에 그친다.
한편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유통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소비자 유치에 돌입했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등 자사 외식 브랜드 전국 가맹점에 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을 부착했으며, 배달의민족은 '만나서 결제' 기능을 앱 메인화면에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편의점 업계도 소비쿠폰의 주요 사용처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장어·한우·치킨 등 보양식 상품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특히 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매출이 급증했던 생필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