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년 이집트 역사가 깨어나다!” ...10억 달러 투입 '이집트 대박물관' 드디어 문 연다

2025-11-02

20년 대역사 끝에 세계 최대 단일문명 박물관

람세스 2세·투탕카멘 황금 마스크 등 한자리에

이집트의 영원한 문명이 드디어 눈을 떴다.

20년의 건설 끝에 6천년 역사의 보물을 품은 '이집트 대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GEM)'이 11월 1일(현지시간)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로 유명한 기자(Giza) 지역 한가운데 자리 잡은 이 거대한 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문명 전용 고고학 시설로, 연면적 50만㎡, 건설비 10억 달러(약 1조4천억 원)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박물관 입구에는 피라미드 형태의 삼각형 유리 외벽이 웅장하게 솟아 있다. 아트리움 중앙에는 고대 이집트의 전설적 파라오 람세스 2세의 화강암 석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3,200년 전 제작된 이 거대한 석상은 높이 11.3m, 무게 83톤(t)에 달한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소년왕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왕좌, 전차, 장례용 침대 등 5,000여 점의 유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1922년 발굴된 투탕카멘 무덤의 모든 보물이 처음으로 통합 전시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또한 피라미드 건설의 주역으로 알려진 파라오 쿠푸의 무덤에서 나온 4,500년 된 목조선(왕의 배)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물관은 2만4천㎡ 규모의 상설전시관과 어린이 박물관, 교육시설, 대형 보전센터를 갖췄다.

기원전 5천년 선사시대부터 로마 시대까지의 유물 5만여 점이 혼합현실(MR) 등 첨단 기술로 생생하게 재현된다.

이미 '제한 개관' 기간 동안 하루 6천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정식 개관 후에는 하루 1만5천 명, 연간 500만 명 이상의 방문이 예상된다.

박물관 건설은 2005년에 시작됐지만, 2011년 '아랍의 봄' 봉기로 3년간 중단됐고, 이후에도 코로나19, 중동 분쟁 등으로 수차례 개관이 연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정부는 “문명의 심장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끝까지 추진해왔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개관식에서 “이 박물관은 고대 이집트인의 천재성과 오늘날 이집트인의 창의력을 하나로 잇는 새로운 랜드마크”라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70여 개국의 정상과 왕족이 참석해 문명의 재탄생을 축하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번 개관을 관광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보고 있다.

지난해 1,57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관광객 수를 올해 1,800만 명, 2032년까지 3,000만 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국영 언론 알아람 위클리는 “이집트 대박물관은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의 모방품이 아니다. 제국주의의 산물이 아닌, '진정성의 산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명선 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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