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멕시코 신경전 야기' 벌레 제거작업 나섰던 항공기 추락
산악 지대서 사고…"과테말라 국적 기장 등 3명 사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과의 신경전을 불러온 '기생파리' 애벌레 제거를 위해 멕시코 당국에서 동원한 항공기가 산악 지대에 추락해 3명이 숨졌다.
멕시코 농업부와 농축산물안전청(SENASICA)은 6일(현지시간) "남부 치아파스주 상공을 비행 중이던 소형 항공기가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과테말라 국적 기장·부기장과 멕시코 국적의 농축산물검역안전청 직원 등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과테말라 회사 소유의 해당 항공기(Let사의 L-410)는 이날 오전 8시 15분께 과테말라 국경과 가까운 타파출라 공항에서 이륙했으며, 사고 전 '기생파리' 애벌레(New World Screwworm·NWS) 제거를 위한 '불임 처리' 수컷 파리 방생 작업(SIT)을 진행 중이었다고 멕시코 당국은 설명했다.
미 농무부 산하 동식물검역소(APHIS) 설명 자료를 보면 현지에서 '나사벌레'라고도 부르는 NWS는 과거 미국 남부와 멕시코, 중미와 카리브해 섬나라, 남미 아르헨티나 지역에까지 출몰하며 동물들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기생파리가 가축이나 반려동물, 야생동물, 조류, 또는 사람의 상처에 달라붙어 그 위에 알을 낳으면, 부화한 구더기가 살 속으로 파고들어 치명적 피해를 준다.
과거 미국 정부는 멕시코 등과 협력해 1950∼1960년대에 SIT 기법을 도입했으며, 1980년대에 공식적으로 이 해충의 박멸을 공표했다.
그러나 최근 파나마를 거쳐 중미를 지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NWS에 치아파스 주민 1명이 영향을 받은 사례가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정부가 멕시코산 살아 있는 소·들소·말 수입을 일시 중단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 본토에서 국지적으로 발견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멕시코산 소 수입 중단) 판단은 매우 부당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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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