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엔비디아 간 거래를 허용하지만 최첨단 반도체 수출은 불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미국이 2년 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40~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방영된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이 엔비디아와 거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 판매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중국 정부 사이의 문제로 치부했던 데서 한발 나아간 발언으로 평가된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H20 칩의 경우 미국 정부가 올 7월 대중 수출 규제를 3개월 만에 풀었지만 중국 정부가 업체에 구입 자제령을 내린 상태다. 엔비디아는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중국 전용 칩 ‘B30A’를 개발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중국도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2년 안에 우리는 반도체 시장의 40~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대기업이 관세 때문에 대만을 떠나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3월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가 미국 투자금을 1650억 달러로 늘린 덕분에 미국은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2021년 11%에서 2030년 22%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대만에 반도체 생산의 절반을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취지로 압박을 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대만 TSMC가 미국에서 반도체 절반을 생산하면 미국의 점유율도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만 정부가 미국의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전반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중국을 제압하는 것보다 협력함으로써 우리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료를 인용해 “미중 협상 결과 중국이 엔비디아·퀄컴 등 미국 반도체 회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 등을 종료할 것”이라며 “(115%포인트의) 상호관세 인하 만료 시점도 이달 10일에서 내년 11월 10일까지 1년 연장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유사시 미군에 대만 방어를 지시하겠느냐’는 질문에 “그 일이 일어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측근들은 공개적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절대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 결과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행이 1년 연기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발 빠른 대응을 거론하며 2년 안에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중 정상회담 직전 33년 만에 핵실험 재개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중국·북한 등이 핵실험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비핵화(denuclearization)에 대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주석과도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중국 등의 핵군축 필요성과 관련해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막 나온 엔비디아의 새 블랙웰을 다른 사람들(국가)에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이 엔비디아와 합의한 블랙웰 26만 장 도입 등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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