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확고한 원칙은 '오직 국민'…잘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평가받아”
“감사원 기능, 지금이라도 국회로 넘기고 싶어…특별감찰관 임명 요청”
“취임 초 지지율 60% 높지 않아…권력은 견제해야 하는 게 맞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3일 취임 3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우리정부의 확고한 원칙은 ‘오직 국민’이라고 밝혔다.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122분간 진행된 이날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연단없이 기자와 1.5m의 거리를 두고 똑 같은 의자에 앉았으며, 질문에 대한 사전 조율없이 무작위로 추첨해 선택된 15개 질문에 즉답해 국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집단지성체인 국민의 지혜야말로 우리의 앞길을 밝혀줄 확실한 등불”이라면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일상화, 제도화하고, 국정운영에 국민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만들어가겠다.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권력기관들에 대한 개혁도 속도감 있게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도 지금처럼 여대야소 구도는 처음 있는 일이지만 다음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임 한달 국정지지율이 60% 가까이 나왔지만 결코 높은 수치가 아니고, 좀 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지지율이 60%에 육박하고 있어서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제왕적 대통령제가 유지되고 있고, 여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국회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여대야소 구도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대야소는 국민들의 선택인데, 그것을 당신들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또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3년 후 총선으로 본격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그 때) 여대야소와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은 안 되겠다(라고 판단하는 것도) 국민이 결단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는 것에 사실 어폐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면 거의 할 수 있는게 크지 않다. 전임 대통령이 되게 힘들어하지 않았나”라며 “제가 야당 대표하다가 지금 대통령 자리로 옮겨왔지만 그렇게 제왕적이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제도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은 제몫이 아니다. 그러나 감사원 기능은 지금이라도 국회로 넘겨줄 수 있으면 넘겨주고 싶다”고 밝혔다. 또 “권력은 견제하는 것이 맞고, 권력을 가진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를 받는게 좋다”며 “그래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국회에 요청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불편하겠지만 저를 포함해서 제 가족들, 가까운 사람들이 불행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것은 할 필요가 있겠지만 제도를 바꾸는 것은 지금 단계에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취임 한달만에 60%의 국정 지지율이 나온 것에 대해선 “제 입장에서 여전히 30% 이상은, 심지어 20%는 아주 못한다고 평가한다는데, (여기에) 오해가 있거나 제 부족함이 있거나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분들까지 제가 설득해야하는 것 아니겠나. 설득을 하든 성과로 보이든 해야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60%의 지지율은 그렇게 높은 숫자는 아닌 것 같다. 이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80%였다고 한다. 좀 더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청 공소청 전환 추진에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 당연”
이 대통령은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전환할 시기’를 묻는 기자 질문에 대해선 “검찰개혁을 포함한 사법개혁은 중요한 현실적 과제가 됐다. 기소 자체를 목표로 수사하는, 그리고 기소에 맞춰서 사건을 조작하는 일은 결코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소하는 검사에게서 수사권을 분리시키는 것에 대한 반론이 지금 별로 많지 않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러면 수사를 누구한테 맡길거냐, 경찰에 맡기면 경찰의 비대화는 또 어떻게 해결할거냐엔 논쟁이 있다”며 “국회가 결단하기 나름이란 말씀을 드리고, 그런데 완벽한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한참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과 자주 만날 생각…영수회담 정례화는 고민”
한편,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간 소회를 묻는 질문엔 “주식시장에서 우리국민께서 미래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갖게 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산 가치도 올리고, 주식투자하는 국민들의 지갑도 약간 두툼해진 것 같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과 협치 문제와 관련해 “이게 모두 인사와 관련이 있는데, 사실 한쪽 편에 맞는 사람만 선택해서 쓴다면 좀 더 편하고 갈등도 최소화될 수 있겠지만,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되는 것처럼 차이는 불편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면서 야당과 자주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영수회담 정례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엔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기에 약간의 부작용이 있는 것 같아서 계속 고민해보겠다”고 밝히고, “협치가 필요하지만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타협과 야합, 봉합과 통합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