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령인구 감소와 경쟁업체 증가로 국내 교육시장이 한계에 이르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교육 대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걸음마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해외 현지 기업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지만, 대규모 성과가 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이 직접 해외법인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여전히 투자 단계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에듀플러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교육기업의 2024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 교육 대기업의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1%를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교육 기업 가운데 해외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곳은 대교였다. 해외 사업 비중이 2.5%에 이르고, 해외 법인도 6개를 두고 있다. 대교 해외 사업 매출은 다른 교육 기업 대비 높은 편이다. 지난 2024년 165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대교는 대교아메리카, 대교홍콩유한공사, 대교말레이시아, 대교인도네시아, 대교싱가폴, 대교인도 법인을 두고 있다. 상해대교자순유한공사는 2024년 11월 청산했다.
해외사업장별 실적은 대교아메리카가 65억7100만원으로 가장 많다. 당기순이익은 2억5900만원이다. 2023년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7억6100만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외 △대교홍콩유한공사 매출 54억1300만원, 당기순이익 11억8500만원 △대교말레이시아 매출 22억7600만원, 당기순이익 2억5200만원 △대교인도네시아 매출 6억5200만원, 당기순손실 1억4800만원 △대교싱가포르 매출 10억6400만원, 당기순손실3억3300만원을 기록했다. 대교인도는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2024년 대교 해외사업은 2023년 대비 개선됐다. 아메리카와 홍콩은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 흑자 전환했고, 말레이시아는 흑자 폭이 커졌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도 당기순손실 폭을 줄였다. 대교는 기존 12개였던 해외법인을 6개로 줄이고, 북미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 '아이레벨 로닝센터'를, 베트남에 국제 유치원 '앨리스(ELIS)'도 개원했다. 베트남·홍콩·말레이시아에 유아체육 교육 브랜드 '트니트니' 글로벌 센터도 설립했다.
대교 관계자는 “올해는 교육 시장이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국 등에도 트니트니 직영 글로벌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교육 관련 니즈, 교육 수준, 학령인구 분포 등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 해외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웅진씽크빅의 해외 사업은 영어교육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영어교육 부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불과해 이 중 해외사업 실적은 더욱 작다. 지난 2023년 체결한 102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에 대해 최근 4억원에서 140억원 규모 범위라고 정정 공시를 하는 등 해외사업은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긍정적 신호도 있다. 카타르 다카켄그룹과 증강현실 기반 독서 솔루션 'AR피디아(ARpedia)'를 중둥 3개국에 독점 공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이집트 3개국에 단독 판매를 담당하는 다카켄그룹은 약 6억원 규모의 판매액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만 이러닝 개발 기업 '하와슬리'와도 AR피디아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오만 교육부 대상으로 AR 기반 과학학습 솔루션 AR사이언스랩 공급도 추진한다.
이 외 생성형 AI 기반 영어스피킹 프로그램 '링고시티'는 베트남과 일본에 맞춘 글로벌 버전을 개발해 수출을 추진한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링고시티는 앱으로 출시돼 올해 일본에서 출시할 계획이고, 빠르면 올 하반기에 필리핀 진출도 준비 중”면서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AI 독서 플랫폼 '북스토리'도 해외 수출을 타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2024년 커머스 부문에서 3400만원, 기타 부문에서 10억5300만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총 10억8700만원 규모다. 이 중 코딩로봇 수출이 8억1800만원으로 가장 크다. 그 외 상품 수출이 2억2900만원, 쇼핑몰 통한 수출이 3400만원 등을 차지한다.
모두 합쳐 전체 매출에서 0.71%에 불과하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글로벌 진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글로벌 개발 조직도 확대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해외사업을 앞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방향은 맞다”면서 “현재 해외사업과 관련한 팀을 구성해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의 해외사업 매출도 낮다. 2024년 수출 매출은 고등사업 부문에서 유일하게 발생했다. 강의로 인한 수출로 6억8886만원이다. 2022년보다는 크게 늘었지만, 2023년보다는 줄었다. 도서 수출로 인한 매출 7218만원도 있다. 수출 매출은 총 7억6105만원으로 전체 매출액 9422억4923만원 대비 0.08%에 불과하다.
해외법인으로는 위너스터디(싱가포르), 메가에듀테크(태국)가 있다. 모두 해외 온라인 교육업을 진행한다. 위너스터디는 2024년 매출 7억6105만원, 당기순손실 10억4419만원을 기록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최근 태국 현지 인기 수학강사와 온·오프라인 강의 계약을 맺고, 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비상교육은 비상 베트남 에듀케이션을 두고 해외사업을 추진한다. 비상 베트남은 2024년 매출 6억8623억원, 당기순손실 4억1936만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당기순손실은 늘었지만 매출도 커진 규모다. 비상교육은 베트남법인 외 현지 총판과 에이전트 통해 공교육 포함,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다.
최근 현지기업과 공급 계약을 강화했다. 인도네시아 성인 직업교육 플랫폼 기업 '핀타르(PINTAR)'와 한국어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대만 에듀테크 기업 망고스팀스와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향후 3년간 대만·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홍콩·필리핀·인도 등 7개국 17개 공립초교에 챌린지를 공급한다.
교원은 100% 지분을 가진 교원베트남, 교원러닝베트남 법인을 갖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베트남에서 교구교재 도소매업과 교육시설을 운영한다. 베트남 법인에서 나오는 매출은 미비하다. 교원베트남과 교원러닝베트남은 지난해 각 884만원과 2억9654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교육기업이 눈에 띄는 해외사업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 이라며 “그러나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