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정책이 미국 경제에 1조 3000억 달러(약 1902조 원)의 부양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LNG 산업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LNG 수출 허가 보류를 해제하고, 신규 수출 터미널을 신속히 건설하며,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이해할 경우 앞으로 5년간 LNG 수출 용량이 2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미 경제에 1조 3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S&P글로벌은 또 LNG 수출 활동으로 미국 기업의 총 수익이 2조 5000억 달러 이상이 되고 연방 및 주 세수가 166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LNG 수출량은 2016년 76만여 톤에 그쳤지만 2023년 9120만 톤까지 늘어나며 호주와 카타르를 밀어내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 수출국의 입지를 다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LNG 산업은 더욱 탄력을 받아 성장하리라는 관측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때부터 ‘드릴, 베이비, 드릴(시추하라, 더 시추하라)’는 구호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채택하는가 하면 당선 이후로도 화석 연료 지지자인 더그 버검 전 노스다코다 주지사를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으로 앉히는 등 규제 철폐에 힘을 주고 있어서다.
업계도 트럼프 당선인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최대 LNG 송유관 운용업체인 윌리엄스컴퍼니스의 최고경영자(CEO) 앨런 암스트롱 역시 “우리는 이미 주요 LNG 공급업체와 대규모 계약을 맺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계약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LNG 수출업체인 셰니어에너지의 아나톨 페이긴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FT에 “미국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최대 LNG 개발업체인 벤처글로벌이 이번 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23억 달러(약 3조 3653억 원) 자금을 모으겠다고 출사표를 낸 것도 상징적이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벤처글로벌의 시장 가치는 단숨에 1100억 달러(약 161조 원)에 달하게 된다. 이번 상장은 미국 에너지 기업의 IPO 중 1998년 코노코의 44억 달러 상장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 장애물과 친환경 운동가들의 소송 등이 LNG 확장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우드메켄지의 분석가인 마크 보노니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신규 라이선스 중단 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규제·소송 리스크가 많아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보고서는 신규 가스 수출이 확대되면 미국 소비자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국익에 도움이 될 지를 엄격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FT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 보고서를 폐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친환경 운동가들의 소송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