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잼을 안주잖아”…호주 살인범의 황당 소송

2025-11-20

살인죄로 복역 중인 호주의 한 범죄자가 수감자에게 잼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의 수감자 안드레 맥케크니(54)는 자신이 수감된 빅토리아 교도소를 상대로 “호주인으로서 자신의 문화를 즐길 권리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호주 국민식품인 '베지마이트'를 먹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소송의 이유다. 베지마이트는 효모 추출물로 만든 짭조름한 스프레드로, 호주인들은 주로 빵이나 크래커에 얇게 펴발라 먹는 것을 즐긴다.

맥케크니는 피고측이 인권 및 책임법에 따라 '호주인으로서 자신의 문화를 즐길 권리'를 침해했으며 '수감자 복지'를 유지하기 위한 적합한 음식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교정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베지마이트는 2006년부터 “마약 탐지견의 수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빅토리아 교도소 반입이 금지됐다. 수감자들이 마약 냄새를 숨기기 위해 불법 마약 포장지에 베지마이트를 묻혔기 때문이다.

또한 베지마이트에 있는 효모 성분도 문제가 됐다. 이 교도소에서는 수감자들이 알코올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효모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맥케크니의 소송 사실이 알려지자 범죄 피해자 옹호자인 존 헤론 변호사는 “경솔한 소송이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모욕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헤론 변호사는 지난 2019년 공원에서 폭행 사건으로 딸을 잃은 유족이기도 하다. 그의 딸을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자는 정신병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이건 베지마이트냐, 누텔라냐가 문제가 아니”라면서 “우리가 겪은 비극 속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누릴 작은 혜택”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낸 원고 맥케크니는 지난 1994년 퀸즐랜드주에서 부동산 개발업자 오토 퀴네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퀸즐랜드 교도소에서 빅토리아 교도소로 이감됐다. 8년 간 가석방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당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식으로 분노를 표출해 다시 구금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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