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약 2년간 공들여온 '공모펀드 직상장'이 올해 2분기 실행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운용사들은 공모펀드 활성화 취지에 대해 긍정적인 보이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설정액 500억원 규모에 대해선 대형-중소형사 간 의견이 엇갈린 모습이다. 중소형사 입장에선 펀드 설정액이 큰 규모에 속하기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모펀드 직상장 경쟁력마저도 양극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6월을 목표로 공모펀드 직상장을 실행할 예정이다. '공모펀드 직상장'은 서유석 금투협 회장이 2023년부터 강조해온 사업으로 공모펀드를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처럼 거래소를 통해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매매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공모펀드 직상장을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하고, 장외 공모펀드에 상장 클래스인 'x클래스'를 신설했다. 현재는 목표기간 내 실행을 위해 유동성공급자(LP)를 확보하고, 자산 내 종목(PDF) 공개 범위와 기간 등 세부 사항을 정비 중이다.
'공모펀드 직상장' 취지에 대한 운용사들의 반응은 우호적이다. 공모펀드 직상장에는 대형사를 비롯한 중소형사 24곳이 참여한다. 이들은 공모펀드 직상장을 통해 운용사의 채널을 다변화하고 투자자에게 또 다른 선택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취지가 좋다는 의견이다.
운용사들 공통적으로 취지에는 동의하는 모습이나 설정액 규모에서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한국거래소는 X클래스의 최소 설정액을 ETF와 같은 70억원, X클래스를 포함한 전체 펀드 설정액을 500억원으로 규정했다. 아직 공모펀드 직상장 규정에 대한 뚜렷한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나, 설정액 규모는 기존 방침대로 500억원으로 거의 확정된 상태라고 정해진다. 안정적이고 수요가 있는 펀드를 직상장 함으로써 투자자 유입을 이끌고, 정상적인 운용을 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하지만 설정액 500억원은 중소형사에게 허들로 작용한다. 대형사보다 펀드 규모 부문에서 많이 불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종가 기준 금융투자협회 펀드 발행 현황을 집계해보면 지난 한 달간 500억원 이상 펀드는 71개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자산운용이 14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7개, KB자산운용이 11개를 차지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등은 최소 1개에서 최대 4개에 그쳤다.
경쟁에서 밀린 중소 운용사의 시장 진입을 돕기는커녕 결국 공모펀드 직상장 수혜도 양극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중소형사 입장에서 공모펀드 직상장은 또 다른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판매채널을 다각화함으로써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다만 펀드 설정액이 500억원이라 참여에 있어 고민이 많다. 대형운용사는 모르겠지만 저희 같은 운용사에게는 굉장히 큰 숫자다. 당장 저희 회사만 해도 500억원 규모의 펀드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중소형사 운용사도 "좋은 취지인건 알지만 확실히 허들이 너무 높다"며 "저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점유율이나, 수익 측면에서는 대형사가 대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참여자 다양성을 위해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저희도 중소형사의 접근성 측면에서 고민이 많다"며 "이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투자자 보호 측면, 거래 측면 등에 초점을 맞춰서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 중이고, 제도 시행 이후 참여사 다양성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많은 부분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