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해외 수주 누적 1조 달러 돌파…경기 불황, 해외 대형 프로젝트로 돌파구 모색

2025-02-03

- 해외 시장에서 활로 찾는 국내 건설사, 중동·유럽·아프리카 핵심 시장 부상

- 해외 수주 늘었지만 수익성 변수, 환율·국제 정세가 사업 성패 가를 것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건설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최근 건설동향 브리핑(제990호)에 따르면 해외 건설 사업 누적 수주액이 1조 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만 371억 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1965년 해외 건설 시장 진출 이후 59년 만의 성과다.

쌍용건설, 두바이에서 3,200억 원 규모 오피스 타워 수주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수주 실적 중 절반은 중동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약 32%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약 185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쌍용건설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지역에서 '이머시브 타워(IMMERSIVE TOWER)' 고급 오피스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공사비는 2억 3천만 달러(약 3,200억 원) 규모로, 지하 3층, 지상 36층, 연면적 11만 4,474㎡의 최고급 오피스 타워 1개 동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해당 건물은 세계적 친환경 건축물 기준 최고 등급인 LEED 플래티넘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기존의 두바이 주요 발주처인 두바이투자청(ICD), 와슬(WASL), 에마르(Emaar)에 이어 DIFC까지 발주처로 확보하며, 발주처 다변화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바이에서 쌍용건설이 보여준 최상위 수준의 공사 품질 덕분에 발주처 확대와 수의계약, 최저가가 아님에도 수주하는 등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랜트 산업도 해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의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2024년 기준 플랜트 수주액은 약 243억 달러로, 2023년 대비 약 54% 증가했다.

한편 '세계 건설시장 지역별 성장전망'에 따르면, 중동과 함께 주목해야 할 지역으로 아프리카와 유럽이 꼽혔다. 2024년 기준 중동의 건설 시장 성장률은 11.8%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어 아프리카(9.9%), 아시아(7.1%), 유럽(7.0%) 순으로 전망됐다.

해외 진출 강화에 사활 거는 국내 건설업계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 경제 불확실성, 부동산 경기 침체, 정부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아프리카 및 유럽의 국내 건설사 수주 실적은 2023년 약 38억 달러에서 2024년 52억 달러로 1.37배 증가했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는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함께 향후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해외 수주는 환율 변동과 국제 정세 변화라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등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약 1조 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수주 실적만이 아니라 환율과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건설 분야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계가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나라의 대외 신뢰도 역시 중요한 요소"라며 "국내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빠르게 회복돼야 국내 건설기업들이 해외 수주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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