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글로벌 마케팅…식품街, ‘기내식 사업’ 확장 잰걸음

2024-09-27

기내식용 즉석섭취식품 생산액, 1년새 63.4%↑

여행수요 회복에 글로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대기업부터 개별외식브랜드까지 항공사와 맞손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항공사 기내식’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해외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본격 조성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사 기내식이나 협업 메뉴를 단순히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지도 향상을 위한 해외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기내식으로 이용되는 즉석섭취식품 생산액이 2022년 5906억원에서 지난해 9649억원으로 63.4%(3743억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업체들이 계속 늘어나는 여행 수요에 발맞춰 기내식 신사업을 확장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행 수요가 단거리에서 중·장거리 노선으로 이동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기내식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승객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

특히 유명 브랜드와 협업한 별도의 기내식 메뉴를 섭취하고 싶을 경우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많지만, 해당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사들도 여객들에게 일명 ‘기내식 맛집’으로 소문나야 집객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더 나아가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업체들과의 협업에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좌석 판매 외에 부가 서비스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게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기업부터 개별 외식 브랜드까지 협업을 통해 기내식으로 입점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10월부터 호주 콴타스항공 기내식으로 비비고 만두를 선보인다. 해외 항공사가 국제노선에서 기내식으로 비비고 만두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기내식은 ‘돼지고기’와 ‘돼지고기&김치맛’ 찐만두를 한 세트로 구성됐다. 이는 호주에서 영국(런던), 싱가포르(수도 싱가포르), 필리핀(마닐라), 일본(도쿄), 캐나다 등을 오가는 국제선과 퍼스(Perth)행 국내선 승객의 간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유럽 노선을 취항하는 티웨이항공과도 손잡고 기내식 메뉴 2종(소고기 버섯죽, 소시지·에그브런치)을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CJ푸드빌의 경우 지난해부터 항공 기내식 전용으로 개발한 빕스 페퍼로니 피자를 출시해 기내식으로 제공 중이다. 대만, 일본, 동남아 노선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협업해 개발한 치킨강정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 맛집이었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기내식으로 공급되는 경우도 생겼다. 한식전문점 삼원가든은 제주항공과 협업해 소갈비찜, 떡갈비 도시락과 제주 딱새우 비빔장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에어부산은 유가솜씨(전 유가네 닭갈비)와 손잡고 개발한 유가솜씨닭갈비를 기내식으로 제공한다.

기내식은 기본적으로 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항공사 보안 문제나 위생 검열 단계가 까다로워 취급하기 어려운 사업군 중 하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전망이 워낙 밝아 향후 이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인포메이션(GII)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내식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36억달러(약 44조3800억원)에서 오는 2031년에는 474억3000만달러(약 62조6500억원)까지 성장이 점쳐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내식은 항공기 내부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연구개발 경험이 많고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식품기업과 협업하는 게 항공사 입장에서도 유리하다”며 “양 업계가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명확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다양한 협업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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