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pl Interview
‘손정의·샘 올트먼’의 연결고리,
이준표 SBVA 대표
2018년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이 만났던 즈음, 도쿄였다. 글로벌 투자 업계 거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그의 집무실에서 한국과 미국에서 온 두 남자와 마주 앉았다.
한국에서 온 남자는 36세 나이로 소프트뱅크벤처스(현 SBVA)를 이끌게 된 이준표 대표였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SBG의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한국의 톱티어(Top-Tier) 벤처캐피털(VC). 의욕 충만한 젊은 리더 이 대표는 투자 반경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확장하고 싶었다. 그와 함께 손 회장을 찾은 사람은 미국 최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하나인 와이콤비네이터(YC·Y-Combinator)를 이끌던 당시 33세 샘 올트먼(현 오픈AI CEO)이었다.
이 대표는 YC와 미국 투자 협업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손 회장과 올트먼 CEO의 만남을 주선했다. 하지만 그날의 미팅은 이 대표의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올트먼 CEO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의제였던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이야기를 꺼내면서다. 이 대표가 기억하는 당시 상황이다.
올트먼 CEO의 설명을 유심히 듣던 손 회장의 눈이 번뜩였다. 손 회장은 그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원 빌리언 달러’(one billion dollars, 10억 달러)를 투자할 테니 딜을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한국 돈으로 1조원이 넘는 거액이었다.
그의 운명이었던 걸까. 이 대표는 이 자리를 계기로 한·미·일 AI 생태계를 이어주는 조율자 역할을 맡게 됐다. 손 회장과 올트먼 CEO가 방한할 때마다 물밑에서 정부와 기업, AI 스타트업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글로벌 AI 프로젝트에 한국의 유망 AI 기업들을 참여시키는 것도 그의 몫. 올트먼 CEO와 AI 관련 다큐멘터리도 함께 제작했다.
글로벌AI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거인들 머릿속에는 현시점 어떤 생각이 들어있을까. 그들이 바라보는 AI의 미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확보한 한국은 정말 세계 AI 3강이 될 수 있을까. 손 회장과 올트먼 CEO는 한국의 AI 생태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AI 시대를 연 올트먼 CEO와 가장 가까운 한국인이자 AI 생태계 혁신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이준표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SBVA 본사에서 만났다.

1. 손정의는 DJ에 ‘브로드밴드’ 3번 외쳤다
2018년 도쿄 미팅의 결실은 뜻밖에도 최근에 맺어졌다. SBG는 오픈AI에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30억 달러(약 4조원)를 시작으로 올해 4월엔 400억 달러(약 58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오픈AI는 손 회장이 주도하는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핵심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는 한국의 내년도 전체 예산과 맞먹는 5000억 달러(약 720조원)에 달한다. 지난 5일엔 양 사가 협력해 일본에 AI 합작법인(SB OAI 재팬)도 설립했다. 2018년 미팅의 결론과 이 세 남자의 기막힌 인연을 더 들여다보자.
2018년 손 회장의 ‘오픈AI 투자 특명’을 받았을 때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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