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현재는 사고 수습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제일 먼저”라며 “섣부른 예단과 진단 그리고 정쟁의 도구로 이번 사건을 언급하지 말아 주시라”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으로 항공사를 퇴사한 뒤 정계에 입문한 박창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너무 과도한 말들이 오고 간다”며 “항공사에서 24년간 재직했던 저로서 깊은 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 부대변인은 “제게 비행 관련한 두 번의 큰 트라우마가 있다”며 “하나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1997년 괌 대한항공 사고”라고 언급했다.
지난 1997년 8월 6일 발생한 괌 대한항공 사고는 김포공항을 출발해 미국령 괌으로 향하던 여객기가 인근 밀림 지대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254명 중 229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다.
박 부대변인 “1996년에 입사하고 그다음 해 항공기 사고가 있었다”며 “사고 다음 날 바로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및 가족들 수송 업무를 맡고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죽음에는 삼개월간 입사 교육을 받으며 정들었던 동기 승무원 한명과 친하게 지내던 선배 한명도 있었다”며 “같은 항공기 화물칸에 정들었던 이들이 주검으로 실려서 함께 귀국하는 과정은 모든 순간순간이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후유증은 아주 긴 시간 지속되었고, 그 아픔이 아직도 여전히 각인되어 남아 있다”며 “현재 이 상황에 가장 고통받고 있을 분들의 아픔을 먼저 생각해 주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사고 수습과 유가족에 대한 위로가 제일 먼저"라며 "선한 공동체의 힘을 발휘해 주시라. 간절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박창진 전 사무장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에 발탁됐다는 근황을 알렸다. 박 전 사무장은 과거 정의당에 입당해 부대표까지 지냈다가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