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젯밤 생선구이를 다시 데워 먹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구는 전자레인지다. 빠르고 간편하지만, 생선 같은 해산물만큼은 전자레인지에 넣지 않는 편이 좋다. 이유는 단순하다. 맛과 향, 그리고 질감… 어느 것 하나도 온전히 남지 않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 섬세한 단백질의 ‘적’
해산물은 짧은 시간에 익는 대신, 지나친 열에는 쉽게 무너진다. 전자레인지의 불균일한 가열 방식은 이런 특성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연어를 데울 때 중심이 따뜻해질 즈음엔 이미 가장자리가 과열되어 퍽퍽해지고, 새우는 몇 초 사이 고무처럼 질겨진다. 가리비는 말라붙고, 크랩살은 단단하게 굳는다.
전문 셰프들은 “전자레인지의 강한 직접 열은 해산물의 섬세한 수분 구조를 파괴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바다의 부드러운 풍미는 ‘버튼 한 번’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올바른 재가열의 방법
해산물을 부드럽게 되살리고 싶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오븐이나 쿡탑을 선택하는 게 좋다.
오븐: 해산물을 호일로 느슨하게 감싸고, 국물이나 화이트와인, 물을 약간 뿌린 뒤 저온(150~160도)에서 천천히 데운다.
쿡탑: 팬에 약한 불을 두고 뚜껑을 덮은 채 가열하면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단백질이 다시 ‘조리’되는 것이 아니라 ‘예열’되며, 해산물의 원래 식감을 지킬 수 있다.
▍남은 냄새도 생각보다 오래간다
전자레인지에서 해산물을 데우면, 맛뿐 아니라 냄새도 문제다. 비릿한 냄새가 주방을 넘어 집 전체로 번질 수 있다. 해산물이 빠르게 가열되면서 내는 냄새 화합물이 강하게 증폭되기 때문이다. 작은 주방이나 사무실 같은 공간에서는 냄새가 온종일 남아 불쾌함을 준다.
냄새를 최소화하려면 양피지나 호일 파우치에 밀봉해 재가열하는 방법이 있다. 오븐이나 팬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향과 수분을 동시에 가둬준다. (단, 전자레인지에는 금속 재질을 절대 넣지 말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