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경북 경주의 보문단지 APEC 정상회의장 바로 옆에 자리한 국제미디어센터(IMC).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국내외 취재진이 바쁘게 일정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세계 21개국에서 1500여 명의 취재진이 찾은 만큼 기자들로 북적거렸다.
대만에서 온 한 기자는 “한국 기자들에게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오지만, 정상회의를 앞둔 만큼 민감한 사항일 수 있어 인터뷰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른 외신 기자도 반갑게 인사는 나눴지만 “다른 나라 취재진과 교류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 노트북 옆에 놓인 ‘케데헌 빵’이 눈에 띄었다. 파리바게뜨가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해 출시한 빵으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에게 ‘K-핑거푸드’로 제공된 간식이다. 간식 코너에서 분주히 빵을 채우던 담당 직원은 “특히 케데헌 스티커가 들어가 있는 빵이 아침 식사를 하려는 외신 기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며 “K-문화 열풍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점심 또한 미디어센터 2층에 마련된 식사장이 아닌 야외에 있는 ‘K-푸드스테이션’을 찾는 기자들이 많았다. 떡볶이·라면·경주빵·치킨 등을 맛볼 수 있어서다.

APEC 기간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될 국제미디어센터에는 국내외 3000명의 기자가 모인다. 경주 APEC ‘슈퍼 위크’ 이틀째인 이날에는 전날보다 더 많은 기자가 몰렸다. 입구 경비는 공항 보안 검색대보다 엄격한 수준이었다. 출입증을 가진 기자들을 상대로 노트북·시계·핸드폰 등 소지품을 일일이 열어 폭발물이 아닌지 확인했으며, 음식물을 반입할 때도 직접 먹어보도록 하는 등 하나하나 꼼꼼히 검사한 뒤 출입이 가능했다.
입구 안내데스크에서 안쪽으로 들어서면 440석 규모의 기자석이 보였다. 기사를 빠르게 작성하고 송고할 수 있도록 초고속 통신망이자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와이파이 7’이 구축돼 있었고, 책상마다 전원 콘센트가 있었다. 80석 규모 브리핑 룸 3곳도 있다.

2층에는 국제방송센터(IBC)가 자리했다. APEC 정상회의와 관련된 주요 프로그램이 이곳을 통해 전 세계로 중계된다. 2층에는 3개의 인터뷰실과 2개의 녹음 부스가 추가로 마련돼 취재진의 방송·편집 작업을 지원하고 있었다. 다양한 종교를 가진 해외 언론인을 위한 별도의 기도실도 마련돼 있다. 의료 지원이 필요한 경우 2층에 위치한 의무실을 이용할 수 있다. 앞서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를 위해 138억원을 들여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야외전시장에 지상 2층, 연면적 6000㎡ 규모의 국제미디어센터를 새롭게 조성했다.
외신뿐만 아니라 중국·대만·미국 등에서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경주를 찾아 ‘경주의 맛과 멋’을 알리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GyeongjuAPEC2025’ 해시태그가 붙은 영상과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오는 중이다. 한옥 숙소에 머무르며 “Relaxing in my Hanok in the old capital of Korea, Shilla kingdom Gyeongju(한국의 옛 수도인 경주에 있는 한옥에서 휴식하고 있다)”는 사진, 황리단길에서 먹은 ‘십원빵’ 후기, 보문호 수상공연장에서 본 미디어 아트 영상 등이 널리 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