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디지털·우수해기사 확보’ 3대 과제로 설정하고 전략 추진
정부·국회와의 협력 강화에도 집중…업계 의견 지속 전달
국민들에게 해운업의 중요성 적극 알릴 방침…대국민 홍보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친환경·디지털·우수해기사 확보를 3대 과제로 설정하고, 해운업계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방침이다. 또 해운산업이 국가 핵심산업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박 회장은 28일 해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취임 후 협회를 이끌어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해운산업은 반도체 산업 못지않은 국가전략산업이자 핵심산업”이라면서 “협회는 수출입 물류 공급망 확대를 위해 현재 필수선박 제도를 확대 개편하고 전략 안보 확대를 구축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환경·디지털·우수해기사 확보를 3대 과제로 설정했다. 먼저 친환경을 위해서는 정책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최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 선박 투자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친환경 선박 건조 보조금 및 세제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친환경 규제에 따라서 친환경 선박으로 바꾸거나 관련된 정책 금융을 확대해야 하는데 중소형 업체들은 친환경 선박이 비싸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형 업체들을 위한 세재 조치 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역시 해운산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일부 해운사들이 각자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협회가 해운사 공동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운업체들은 각자 보유한 선박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모으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활용하면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양 상근부회장은 “디지털화를 하면 고장 주기를 예측할 수 있고, 최적항로도 확인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기업들끼리 공유하는 것은 어렵지만 협회 차원에서 공유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기사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해기사는 선원으로 선박에서 일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인력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해운업체들은 해기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해운사에서 근무하는 해기사는 1만1300명 수준이다. 내국인이 7300명, 외국인은 약 4000명인데 배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10년 후에는 약 4000명의 해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외국인 해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협회 차원에서 해외 현지에서 해기사 양성 지원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기사 양성 연합체를 구성하고, 향후에는 해외에 현지 교육훈련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국인 해기사의 기술이민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양 상근부회장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외국인 해기사가 국내에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기술이민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협회는 정부와 국회와의 협력 활동을 강화해 해운업계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지난 21일 국민의힘-해운업계 정책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해운업계가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설명하고 선박 금융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국내 해운업계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는데 이에 대해서도 정부와 힘을 합쳐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국민들에게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린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해운산업이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는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덜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며 “해운산업 대국민 홍보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쌍용양회 그룹조정실, 쌍용증권 런던사무소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2년 KCTC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운업에 발을 들였다. 2007년에는 고려해운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며 회사를 아시아 역내 최고의 정기선사로 성장시키면서 해운 전문가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