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되돌아본 전북 체육] 옛 명성 되찾고 절대 명가 추락하고⋯웃고 운 한 해

2024-12-25

전국 메이저대회 3관왕 전주고, 사상 첫 파이널B 전북현대 정반대 행보

올해 전북 체육은 한 마디로 극과 극이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각 부문 강자인 전주고등학교 야구부와 전북현대모터스FC지만 양 구단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올 한 해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고교 야구 최강자라는 옛 명성을 되찾은 전주고 야구부와 창단 사상 첫 하위 스플릿을 맛본 절대 명가 전북현대는 서로 다른 출발점에서 2025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두 구단은 올 시즌을 어떻게 보냈을까.

△고교 야구 명가의 부활

전주고등학교 야구부는 올 시즌 고교 야구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제대로 쌓아 올렸다.

지난 4월에 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곧바로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올해 고교 야구 4대 메이저 대회 중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와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제패했다. 여기에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승기까지 잡았다.

전주고 야구부는 청룡기에서 우승을 거두면서 39년 만에 전국대회 제패라는 대업을 달성한 데 이어 같은 달 열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도 4강에 올랐다. 곧이어 열린 봉황대기에서는 주전급 선수인 원투펀치 정우주·이호민 선수가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우승은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우승을 일궈냈다.

전주고 야구부의 활약은 끝나지 않았다. 2025 한국 야구(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6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학교는 전주고, 덕수고, 경기상업고 등 3곳뿐이다.

당초 전체 1순위 후보로 거론됐던 정우주는 2순위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시속 150km 중반대 강속구를 던지며 신인 드래프트 전부터 메이저 리그 등에서도 눈여겨 본 선수 중 한 명이다.

정우주와 원투펀치로 활약한 전주고 에이스 투수 이호민은 2라운드 15순위로, 전국대회 우승의 주역인 엄준현은 9라운드 85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주전 포수로 맹활약한 이한림은 3라운드 30순위, 주전 외야수 서영준은 5라운드 44순위로 LG트윈스행이 결정됐다. 5툴 플레이어인 최윤석은 6라운드 58순위로 SSG 랜더스에 지명됐다.

또 전국체전 야구 남자 고등부 결승전에서 부산 대표 경남고에 4-0으로 우승을 거두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렇듯 올해는 전주고 야구부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호실적에 이어 내년에도 고교 야구를 휩쓸지 이목이 쏠린다.

△축구 전통 명가의 추락

1위만 바라보던 K리그 절대 강자 전북현대가 올 시즌 강등권인 10위로 정규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영원한 강자일 줄 알았던 전북현대가 창단 30년 만에 처음 파이널B(하위 스플릿)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초반 울산 HD FC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 것과 정반대되는 모습이었다. 32라운드 전주성 홈 경기에서 제주를 2-1로 꺾고 리그 9위로 도약하면서 강등권에서 탈출했지만 이는 잠시였다. 이후 대구FC와의 최종전에서 3-4로 역전패하며 다시 무너졌다. 10위로 내려앉으며 강등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지난해 K리그 명문으로 불리던 수원삼성블루윙즈가 K리그2(2부 리그)로 강등당했던 만큼 팬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다행히 강등은 피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K리그2 서울이랜드를 제압하고 잔류에 성공했다.

전북현대의 몰락에는 이유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감독 부재, 한 포지션에 집중된 영입, 선수 개개인 능력 의존 등이 문제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으로 팀이 살아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전북현대 선수들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팀의 전략·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선수만으로 계속 왕좌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면 큰 오산이다. 예리하고 영리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북현대는 지난 5월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나고 박원재 수석 코치의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했다. 감독 선임까지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김두현 감독을 선임했지만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선임 7개월 만에 전북현대와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차기 사령탑에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거스 포옛이 선임됐다. 포옛 감독과 함께해 온 사단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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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d_ailyrec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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