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회사에 3조 무상 지원한 중흥건설 과징금 180억원, 검찰 고발

2025-06-09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녀 회사에 3조원이 넘는 연대 보증 등으로 신용 지원을 무상으로 해준 중흥건설이 100억원대 과징금을 물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흥건설이 총수 자녀가 소유한 중흥토건과 중흥토건의 개발사업에 무상으로 연대보증 등을 해준 부당지원·사익편취 행위에 과징금 180억원을 부과하고 중흥건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신용보강은 자산보유자의 신용도가 낮거나, 자산가치가 불분명할 때 보증보험·초과담보 등의 방법을 통해 신용도를 보강하는 절차다.

공정위 조사 결과, 기업총수인 정창선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중흥건설은 법 위반행위가 시작된 2015년 당시 유일하게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었다. 중흥토건은 정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2007년 인수할 당시 가치가 12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지역 건설사로, 자체 신용만으로는 대규모 사업을 위한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중흥건설은 2015년 7월부터 2025년 2월까지 10년간 중흥토건과 그 계열사가 단독시공한 12개 주택건설 및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 관련 24건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또는 유동화대출이 실행될 수 있도록 3조2096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자금보충약정 등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중흥토건은 신용보강을 통해 2조90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신용보강의 가치는 최소 181억원에 달할 것으로 공정위는 추산했다.

중흥토건 및 6개 계열사는 해당 사업들로 총 6조678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조731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중흥토건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14년 82위에서 2024년 16위로 급상승했다. 중흥토건은 2021년 대우건설까지 인수해 40여개 계열회사를 거느린 집단내 핵심회사로 성장했고, 기업집단 지배구조도 중흥토건 중심으로 개편돼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

정원주 회장은 이 과정에서 지분가치 상승, 배당금(650억원), 급여(51억원) 등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중흥건설이 무상 신용보강 등 지원행위로 총수 자녀 회사를 성장시켜 경영권을 승계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중소사업자의 시장 진입 및 경쟁 가능성도 저해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례는 자금보충약정을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행위로 제재한 최초 사례다. 공정위는 중흥건설이 받지 않은 신용보강의 대가를 부당지원금액으로 보고 과징금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최장관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신용보강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관행에서 벗어나 특정 계열 회사 지원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법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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