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고가·고위험 논란 속에서도 전국 주요 상급종합병원으로 투여 기관이 확대되며, 월간 약 3000명이 투약 중이다. '치료 불가능한 질환'으로 여겨졌던 알츠하이머 치료의 문을 연 첫 항체치료제지만, 경쟁 약물 부재로 독점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가 오는 28일 국내 도입 1년을 맞는다. 경쟁 약물인 일라이릴리의 키썬라(성분명 도나네맙)는 아직 국내 허가를 받지 못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상용화됐다. 키썬라는 2024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같은 해 일본(8월), 중국(12월)에 이어 올해 9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승인을 획득했다. 월 1회 정맥주사로 투여한다. 2주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는 레켐비보다 투약 편의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인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1분기부터 한국인 대상 가교임상을 진행했다. 임상은 18개월 투약으로 설계돼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결과가 정리되는 대로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국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치료제가 빠르게 도입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약물 모두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항체치료제지만, 효능과 부작용에서 차이가 있다.
레켐비는 임상 3상(CLARITY-AD)에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18개월 시점에 27% 늦췄다. 주요 부작용인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은 뇌부종(ARIA-E) 12.6%, 뇌출혈(ARIA-H) 17.3% 수준이었다.
키썬라는 임상 3상(TRAILBLAZER-ALZ 2)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35% 늦추고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평균 80% 이상 제거했다. 다만 뇌부종 20~24%, 뇌출혈 27~31%로 레켐비보다 부작용 발생률이 높았다. 특히 아포E4 유전자 보유자에서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올해 3월 부작용 위험을 이유로 키썬라 허가를 한 차례 반려했지만, 릴리가 초기 수개월 용량을 더 서서히 늘리는 수정 증량 요법을 제시한 뒤 9월 최종 승인했다. 새 임상에 따르면, 수정 요법 적용 시 뇌부종 발생률이 기존 대비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식약처는 레켐비를 '치료 대안이 없는 중대한 질환 치료제 중 혁신적 신약'으로 보고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 기존보다 단축된 기간 내 승인했다. 현재는 건강보험 비급여로, 투약 시 연간 수천만원의 환자 부담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후속 약물이 부재한 상태에서는 약가 경쟁이 작동하기 어렵고 환자 선택권도 제한된다”면서 “정부가 키썬라 도입 과정에서도 신속한 평가와 접근성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해외에서 승인된 신약 중 출시 1년 내 국내에 도입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OECD 평균(18%)의 3분의 1 수준이며, 일본(32%) 등에 크게 뒤처진다. 또 신약이 국내 허가 후 보험 급여 적용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46개월로, 독일(11개월)·일본(17개월)보다 2~3배 길다.
송수민 KRPIA 본부장은 “높은 제도적 장벽과 잦은 약가 인하가 혁신 신약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치료 기회를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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