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서부지법 난동’ 배후 수사에 반박 주장
영장 내용 보도한 언론 향해서도 비난 목소리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교회는 가스라이팅하기 위해 오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가 일부 추종자들의 법원 난입 폭동을 사주하는 과정에서 ‘가스라이팅’이 있었다고 본 경찰 측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방식으로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전 목사는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주일 연합 예배에서 “교회를 왜 오는가. 목사한테 가스라이팅하려고 오는 것”이라며 “내 설교를 들으면 (성경 내용이) 자기 것이 도니다. 여러 번 들어야 가스라이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특수건조물침입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등 혐의로 전 목사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한 ‘신앙적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를 반박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1월부터 이른바 ‘전광훈 전담팀’을 구성해 전 목사가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전 목사가 사태에 가담한 특임전도사 등에게 신앙심을 이용한 가스라이팅과 금전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지배하에 뒀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 목사는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갇혔고 두 번째로 나를 감옥에 가두려고 ‘서울서부지법 사태 뒤에서 내가 가스라이팅했다’면서 나를 (감옥에) 집어넣으려고 한다”면서 “나는 감옥에 한 번 더 가도 좋고 안 가도 좋다. 내가 배후에서 주동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영장 내용을 보도한 언론을 향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설교를 들으면서 여러분도 공명이 일어나야 한다. 공명이 일어나야 가스라이팅이 되는 것”이라며 “기자들, 언론들 이 XXX야, 교회는 가스라이팅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유튜브 전광훈TV 스튜디오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조만간 전 목사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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