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기업의 반전 전략…LS, 유튜브서 드라마·소개팅 예능 펼치는 이유

2025-12-10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S그룹이 유튜브 채널 'LS티비'를 통해 소개팅·숏피스 같은 예능형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전선·전력·소재 중심 기업 특유의 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를 보다 유연하게 풀어내고,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스토리 기반 브랜딩 시도로 읽힌다. 그룹 차원의 이미지 전환과 향후 인재 확보 효과까지 염두에 둔 이례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 시즌3까지 온 숏피스, 스토리 속에 녹아든 'LS 사업군'

10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유튜브 채널 'LS티비'를 중심으로 예능형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계열사 직원들이 등장하는 짧은 오피스 드라마 '숏피스'는 이미 3년째 이어지며 시즌3까지 제작됐고, 사내 소개팅 예능 '처음 뵙겠습니다'는 올해 여름부터 시작돼 4개월째 연재 중이다.

'숏피스'는 직장 내 소소한 에피소드와 조직문화 소재를 가볍게 풀어내는 형식이지만, 장면 곳곳에 송전·배전·전선 소재 등 LS의 주요 사업군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메일 화면이나 소품을 통해 계열사 협업 내용이 언급되거나, 실제 그룹 광고 문구가 드라마 대사처럼 등장하는 식이다. 본업을 직접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이미지를 스토리 속에 스며들게 한 방식이다.

◆ 사내 소개팅 예능으로 MZ 공략

소개팅 프로그램 '처음 뵙겠습니다'는 계열사 직원들이 출연해 연애 예능 포맷을 구현한 콘텐츠다. 출연진의 직무·취향·업무환경 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며 MZ세대와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술 중심 산업기업 특성상 쉽게 다가오기 어려운 이미지를 완화하고, 회사 문화에 대한 친근한 인상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을 출연진으로 섭외해 콘텐츠 외연도 넓히는 모습이다. 산업군 특성상 일반 대중과의 접점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미 팬층이 형성된 외부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시청자 접근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 브랜딩 실험 가속…인재 확보 효과 기대

업계에서는 LS가 최근 몇 년간 해저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HVDC),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그룹 전반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브랜딩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의 제품·기술 소개 중심 홍보에서 벗어나, 가벼운 스토리 기반 콘텐츠로 대중 접점을 넓히는 방식은 기업간거래(B2B) 기업으로선 이례적인 시도로 꼽힌다.

특히 대기업들의 채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 이미지의 유연성을 키우고, 조직문화를 친근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만큼 LS의 콘텐츠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인재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LS 관계자는 "'LS티비'를 통해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숨쉬고 일하는 모든 곳에서, 언제나 고객의 삶에 필요한 전기·전력·소재·에너지 분야에 대한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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