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불매운동에…트럼프, 백악관서 테슬라 차 대놓고 홍보 “위대한 머스크 지지”

2025-03-11

최근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반대하기 위한 ‘테슬라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테슬라 차를 직접 홍보하며 머스크에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론 머스크는 미국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 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진 좌파 광신도들은 늘 그렇듯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일론의 ‘아기’인 테슬라를 불법적으로, 공모해 보이콧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의 표시로 내일 아침에 새 테슬라 차를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서 빨간색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머스크와 올라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 운전석에 앉아 차가 “아름답다”고 거듭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옆에 일론 머스크와 그의 어린 아들을 세워두고 “내가 (테슬라 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정말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그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는데, 나는 사람들이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면서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와 낭비, 모든 종류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곧 우리나라는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나아가 “세상에 이런 사람이 없다. 그가 불이익을 받아선 안 된다”면서 “그 반대여야 한다. 사람들은 열광해야 하고, (테슬라) 제품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 신분으로 차를 직접 운전할 수 없다며 새로 구매한 테슬라 차를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훌륭한 정책에 힘입어 테슬라가 향후 2년 안에 미국 내 차량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테슬라차 홍보와 구매는 DOGE 수장으로 활동하며 테슬라 경영자로서는 위기에 몰린 머스크를 지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머스크의 과격한 정치 행보에 반대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테슬라 불매 운동도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총격 등 과격한 공격도 잇따랐다.

이런 기류가 테슬라 차량의 판매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월가의 보고서까지 나오면서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4% 폭락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한 뒤 이날 테슬라 주가는 반등해 전날보다 3.79% 오른 230.5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노골적인 테슬라 홍보가 대통령 후원자이자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얼마나 흐릿하게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하며 백악관이 약 8만달러(약 1억1600만원)의 테슬라 차량 구매에 드는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다섯 가지 다른 테슬라 모델을 전시해 놓고 백악관을 “테슬라를 위한 임시 전시장”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비영리단체인 책임과윤리 시민연합의 조던 리보위츠는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정부에 있는 억만장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