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투탑 루닛·뷰노, 미국 진출로 흑자 전환 모색

2025-04-24

1세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인 루닛과 뷰노가 글로벌 진출을 통한 흑자 전환을 모색한다. 루닛은 공격적 투자를 선언하며 흑자 전환 시점을 2027년으로 늦췄고, 뷰노는 연내 턴어라운드가 목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매출 중 해외 매출은 47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677억원으로 전년(422억원) 대비 255억원 증가했다.

루닛은 국내 의료 AI 기업 중 상장 시가총액 기준 압도적 1위 기업으로, 지난 2022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딥러닝 기술을 통해 시각적 한계를 보완하는 판독보조 솔루션을 개발해 상용화했으며 주요 제품으로는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INSIGHT)와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SCOPE) 등이 있다. 현재 GE 헬스케어, 필립스, 홀로직, 후지필름 등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해외 영업망을 확보 중이다.

당초 루닛은 지난해를 흑자 전환 원년으로 삼고 있었으나 이를 1년 뒤인 올해로 미룬 데 이어 지난달 주주 총회에서 다시 연간 흑자 전환 달성 연도를 2027년으로 한 번 더 늦췄다.

회사 측은 최근 글로벌 의료 AI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흑자 전환을 늦추고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이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는 800억원 돌파다. 구체적으로는 루닛 인사이트와 볼파라 등영상진단 분야에서 약 700억~750억원의 매출을, 병리분석 AI 솔루션 루닛 스코프 분야에서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특히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매출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루닛 스코프에 대해 지난해 11월 글로벌 빅파마 아스트라제네카와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전략적 계약을 체결했다.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 AI와 염색 슬라이드 분석 AI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 전개를 준비 중으로, 현재 글로벌 병리학 업체나 빅파마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건 미국 시장 진출이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확대에도 손실 폭이 커진 주요인은 미국 진출을 위한 공격적 투자였다. 루닛은 지난해 5월 뉴질랜드 소재 헬스케어 기업 볼파라를 인수했다. 볼파라가 보유한 미국 유통망을 활용해 루닛 인사이트 제품의 미국 비즈니스 전개를 활발히 하고 매년 2000만장의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었다.

성과도 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최대 의료영상 업체 사이먼메드(SimonMed)에 루닛 인사이트 DBT와 볼파라 애널리틱스 등을 제공하는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볼파라 인수로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으나 적자가 장기화되자 현금 고갈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루닛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524억원으로, 볼파라 인수에 자체 현금 900억원가량이 투입되면서 2023년 2304억원 수준이던 유동자산 역시 지난해 1119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외에 연구개발비 역시 2023년 173억원에서 지난해 284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연간 인건비는 661억원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웃도는 수준인데, 향후 인력 추가 채용과 클라우드 시스템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집행 등이 예고된 상태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사이에서 유상증자 가능성이 제기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서범석 루닛 대표는 주총을 통해 "인수·합병(M&A) 등 특수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운영 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는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금 부족 이슈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일축했다.

뷰노는 지난해 전년 대비 95% 증가한 매출 2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25억원으로 전년(157억원) 대비 32억원 줄었다.

뷰노는 지난 2021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으로 연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주요 수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딥카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 국내 딥카스 도입 병원 수는 2023년 4분기 기준 63개에서 지난달 기준 119개까지 늘었는데, 향후 국내 대형병원과 해외로 진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특히 딥카스 미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510(k) 인증이 진행 중으로 상반기 내 승인이 완료될 경우 오는 10월 NTAP(New Technology Add on Payment: 혁신보험수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국내 딥카스 ASP(1회 사용당 수가)가 약 7000원으로 미국 보험 수가의 경우 통상 국내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인데, NTAP 허가를 받게 되면 기술력에 기반한 더욱 높은 수가 책정이 가능해 외형 확대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현재 미국법인 기반 북미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추진 중이며 추후 일본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딥브레인 솔루션은 작년 7월 미국 시장에 공식 런칭됐으며 잠재 고객사와 논의 중인 상태로 파악된다.

뷰노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연내 흑자 전환과 이익 성장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코어라인소프트에 '뷰노메드 렁CT'(VUNO Med-LungCT)의 기술과 영업권을 양도하며 약 34억원 규모의 지분 3.22%를 확보하기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뷰노 측은 "생체신호 제품군을 필두로 '예방의료 AI'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주력 제품인 딥카스 등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AI는 최근 신약개발 분야와 진단,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의료산업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AI 시장 규모는 2017년 14억달러(약 2조원)에서 2023년 158억달러(약 22조원), 2030년 1817억달러(약 259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의료 AI는 질병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의료AI 산업 성장과 경제적 기여를 확보하기 위해 지원이 확대되고 있으며, 고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기업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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