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0번째 1부리그 우승, ‘전임자’를 향한 슬롯의 헌사 “오직 클롭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2025-04-28

네덜란드 출신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경험한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46)이 우승 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자신의 전임자였던 위르겐 클롭 감독(57)이었다.

리버풀은 28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토트넘과 2024~2025 EPL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5-1로 대승했다. 승점 82점을 기록한 리버풀은 정규리그 종료까지 4경기를 남기고 2위 아스널(승점 67점)과 승점 차를 15점으로 벌리며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클롭 감독 시절인 2019~2020시즌 이후 5시즌 만에 구단 통산 20번째 1부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보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함께 역대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상위 디비전(1부리그)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이번 우승은 리버풀 팬들에게도 특별했다.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린 게 무려 35년 만이다. 리버풀은 5년 전인 2020년 6월26일에 EPL 우승을 확정했다. 당시 2위였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첼시에 1-2로 패하면서 정규리그 종료 7경기를 남기고 조기 우승을 결정지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리버풀은 팬들 없이 텅 빈 안필드에서 선수단 가족들과 지인들만 초대해 조촐하게 우승 축하를 해야만 했다. 리버풀이 안필드에서 팬들과 함께 성대하게 우승을 경험한 것은 1990년 4월28일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를 2-1로 물리치고 통산 18번째 1부리그 우승을 확정했던 때가 마지막이다.

무려 35년 만에 안필드에서 리버풀의 우승을 지켜본 팬들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24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안필드에선 불꽃놀이가 펼쳐졌고, 경기장 안팎에서는 붉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지난해 6월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고 엄청난 부담 속에 팀을 이끈 슬롯 감독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던 EPL 우승에 성공하며 ‘리버풀 전성시대’의 재현을 알렸다.

슬롯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정말 기분이 좋다. 지금은 길게 말하고 싶지 않다. 오직 클롭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전임 사령탑에게 헌사를 보냈다. 그는 “내가 휴대전화를 확인하면 99.9%의 확률로 클롭 감독의 메시지가 와 있을 것”이라고 웃음을 지으며 “이번 시즌 동안 많은 순간에 연락을 주고받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클롭이 남겨준 이 훌륭한 클럽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슬롯 감독은 특히 1984년 오스트리아 출신 5인조 밴드 오퍼스의 히트곡 ‘라이브 이즈 라이프’(Live is life)를 팬들 앞에서 부르면서 노래 가사인 ‘라이브 이즈 라이프’를 ‘위르겐 클롭’으로 바꿔 “위르겐 클롭 라~라~라라라!”를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는 클롭 감독이 지난해 안필드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팬들 앞에서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아르네 슬롯 라~라~라라라!’로 가사를 바꿔 부른 것에 대한 오마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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