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토종식물이자 밀원식물인 ‘산꼬리풀’이 극단적으로 기후가 변화는 상황에서 더 왕성한 생명력과 꿀 생산성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이경철 한국농수산대 교수팀과 진행한 공동연구에서 산꼬리풀이 온도가 상승하고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환경에서도 높은 기후 적응성과 꿀 생산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국내 특산식물인 산꼬리풀은 여름(7∼8월)에 꽃을 피우는 여러해살이풀로, 조경과 약용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꿀벌이 선호하는 아미노산인 ‘페닐알라닌(Phenylalanine)’을 함유하고 있어 밀원식물이 부족한 여름철에 수분매개 생태계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산림과학원과 이 교수팀은 토종식물의 기후변화 적응성을 확인하기 위해 미래 기후변화를 반영한 세 가지 시나리오(SSP1·3·5)를 기반으로 2100년 예상 기후 조건에서 산꼬리풀의 생리 반응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산꼬리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가 높아질수록 광합성 능력과 수분 이용 효율이 향상되고, 꽃의 양과 생체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장 극단적인 고온·고탄소 환경을 가정한 SSP5-8.5 시나리오 하에서 광합성 능력은 현재 기후조건에서보다 1.3배 높아졌고, 수분 이용 효율은 2배 이상 향상됐다. 꽃의 양도 1.7배 정도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꿀 생산량도 증가했다.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산꼬리풀의 1㏊당 꿀 수확 추정량은 최대 772.8㎏으로, 현재 기후조건에서보다 생산성이 2.4배나 높아졌다.
나성준 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꼬리풀이 기후변화에 강한 생리적 적응성을 가진 국내 자생 밀원식물임이 확인됐다”며 “기존에는 일반적인 재배 환경에서 밀원 가치를 밝히는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나 기후변화 환경에서 생리적 반응과 꿀 생산량 변화를 과학적으로 입중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학술적·산업적 활용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물 분야 국제학술지 ‘플랜츠(Plants)’에 게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