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에 대거 초청된 유럽 극우···“이념적 지향 보여줘”

2025-01-17

밀레이·멜로니·오르반…‘OOO의 트럼프’들 초청

중도파 주류 정치인들은 배제…EU 집행위원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우파 성향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대거 초청된 반면 중도파 주류 지도자들은 대체로 배제됐다. 취임식 초청 명단이 트럼프 당선인의 이념적 지향을 분명하게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 등에 따르면 다수 세계 정상이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됐다. 미 국무부 기록에 따르면 1874년 이후 대통령 취임식에 다른 국가 정상이 공식 참석한 적이 없어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미국 관례상 취임식에는 외국 국가 정상을 초청하지 않아 왔다. AP통신은 “미국의 동맹국과 적대국을 매우 미국적인 정치 전통으로 끌어들이는 색다른 행보”라고 평가했다.

외신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초청 명단이 우파 포퓰리스트 성향의 정상들에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과 이달 초 깜짝 회동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 전부터 ‘친트럼프’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초대받았지만,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유럽 극우 정당 인사들도 트럼프 당선인의 초청장을 받았다. 반이민·반유럽연합(EU)을 내건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이주민 혐오 발언으로 유죄 선고까지 받았으나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던 에릭 제무르, 벨기에 우익 포퓰리즘 정당 지도자인 톰 판흐리컨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치 개입’ 논란 속에 공개 지지해온 독일 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도 초대받았다. 다만 바이델 공동대표는 내달 총선을 앞둔 유세 일정으로 불참하고, 대신 티노 크루팔라 공동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포르투갈 극우 정당 셰가의 안드레 벤투라 대표도 초청장을 받았다.

반면 유럽의 대표적인 중도파 주류는 소외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취임식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도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취임식에 누구를 초청할지는 트럼프 당선인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트럼프가 초대한 이들에겐 공통적인 이념적 맥락이 있다. 다수가 정치적 스펙트럼의 우파 또는 극우에 속하거나 트럼프가 과거에 칭찬했던 지도자들”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번 취임식은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가 밟게 될 정치적 궤적을 비롯해 트럼프가 취임 후 누구에게 귀 기울일지에 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초대받지 못한 이들의 명단도 꽤 의미심장하다”며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하원 원내대표와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초청받지 못했는데,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을 요란하게 옹호한 기록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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