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000880)그룹이 미국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추가 투자한다. 한화그룹은 도크와 안벽 등 설비를 확충해 현재 1척에 불과한 연간 선박 건조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한다. 한화해운은 필리조선소에 유조선 10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발주하면서 ‘마스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한화는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말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50배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다.
투자 재원은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인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가 활용된다. 이 펀드는 직접 투자 외 보증·대출 형태로 마련되며 정책금융 기관들이 주도한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의 연간 건조 능력을 현재 1척에서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크 2개와 안벽 3개를 추가로 확보하고 약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를 신설한다. 한화오션(042660)이 보유한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야드, 안전 시스템 등도 도입한다.
26일(현지 시간)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3호선인 ‘스테이트 오브 메인’ 호에 대한 명명식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등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조선산업 협력 의사를 밝힌 직후 필리조선소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골리앗크레인과 도크를 둘러본 뒤 방명록에 “한미 조선협력의 상징인 한화필리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라고 서명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 조선산업에 대해 양국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미국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하고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미국에 설립한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을 통해 필리조선소에 중형 유조선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중형 유조선 10척은 모두 필리조선소에서 단독 건조되며 첫 선박은 2029년 초 인도된다. 앞서 한화해운은 필리조선소에 3500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을 발주했는데, 이번 LNG 운반선 수주는 당시 추가 1척 옵션 계약에 따른 것으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건조 작업이 진행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한화필리조선소를 통해 한미 양국이 모두 ‘윈윈’하는 데 조선산업 협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 조선업 부활과 연관된 한국 내 사업 확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조선산업 생태계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로 사업보국 창업정신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