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습격'에 사상자 54명…"자위대 보내달라" 日도시 비상걸렸다

일본 아키타현의 지사가 올해 들어 곰이 마을로 내려와 사람을 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자 자체 대응에 한계를 맞고 있다며 자위대 파견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2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스즈키 겐타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곰에 의한 인적 피해가 계속되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됐다"며 "현 상황은 지자체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곰 퇴치를 위한 자위대 출동 규정이 없어 통상의 재해 파견처럼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자위대 파견 검토를 요청하고자 조만간 방위성을 방문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키타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6일까지 곰의 습격에 의한 사상자는 54명(사망자는 2명)으로, 지난해 11명을 크게 넘어섰다. 특히 이번 달 마을에 나타난 곰에 의한 피해가 하루가 멀다고 발생하고 있다.

아키타현이 올해 집계한 곰 목격 보고 건수는 8044건으로, 지난해의 약 6배에 달하는 가운데 10월 중 목격 건수는 전체의 절반인 4154건을 차지했다.

지난 26일에도 아키타현 북부 가즈노시 집 마당에서 85세 여성이 곰의 공격을 받아 머리를 다쳤다. 현청 소재지인 아키타시 중심부에 있는 아키타역 주변 공원에서는 25일부터 이틀간 곰 목격 신고가 잇따라 아키타시가 공원 이용을 중단한 일도 있었다.

지난 20일에는 아키타현 유자와시 중심가에 나타난 곰이 남성 4명을 공격했다. 이후 이 곰은 민가에 들어가 있다가 약 120시간이 지난 25일 새벽에야 상자형 덫에 포획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곰의 마을 출현이 잦은 이유로 도토리 등 먹이의 흉작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또 봄철 번식기를 앞두고 수컷 곰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점도 이유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