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새해부터 기내·공항에서 발견된 보조배터리 유실물을 보관하지 않고 즉시 폐기하기로 했다. 승객 편의보다 항공기 안전과 운항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둔 조치로, 대한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 이어 국내 항공사 전반으로 '배터리 유실물 무보관' 기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부터 기내와 공항에서 습득된 리튬 보조배터리, 전자담배, 리튬배터리 일체형 무선 고열 전자기기(무선 고데기 등)를 분실물 보관 창고에 두지 않고 발견 즉시 폐기하고 있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기내나 공항에서 발생한 유실물을 일정 기간 보관한 뒤 주인이 확인하면 반환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항공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반 유실물은 통상 14~30일간 보관한 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해당 공항공사나 지자체 등 국가 기관에 인계하거나 자체 폐기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번 조치로 보조배터리와 일부 리튬배터리 기기는 이러한 일반 유실물 처리 절차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리튬배터리는 한 번 사고가 나면 승객 안전과 운항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제는 유실물도 '서비스'가 아니라 '위험물 관리' 관점에서 다루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유실물 관리 방식을 바꾼 것은 기술 진화에 맞춰 안전 기준도 진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공통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1일부로 탑승 수속 창구·직영 라운지·기내에서 나온 보조배터리와 전자담배, 리튬배터리 일체형 무선 고열 전자기기 등을 분실물로 보관하지 않고 곧바로 폐기하는 원칙을 도입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역시 올해 2월과 5월부터 보조배터리 등 배터리류 유실물을 발견 즉시 폐기하도록 관련 규정을 손질한 상태다. 대형 국적사와 주요 저비용항공사 모두가 배터리 유실물을 '보관 대상'이 아닌 '즉시 폐기 대상'으로 분류하는 흐름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항공사들이 보조배터리를 별도로 관리하는 이유는 화재 및 폭발 위험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격이나 눌림, 고온 환경, 습기 등에 노출될 경우 내부 손상으로 발열·연기·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배터리가 다수 쌓인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진화가 지연되면서 대형 사고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유실물 창고에 모인 배터리 제품이 잠재적인 안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각국 항공당국도 리튬배터리를 기내·위탁 수하물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품목 중 하나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보조배터리를 위탁 수하물에 넣는 것을 금지하고, 일정 용량 이하에 한해 기내 반입만 허용하는 등 별도 규정을 두고 있다. 이번 유실물 즉시 폐기 방침은 이런 배터리 안전 기준을 분실물 관리 영역까지 확대한 조치의 일환이다.
다만, 승객 입장에서는 분실물 반환 기회가 원천 차단되는 만큼 현장 현수막이나 기내 방송 등을 통한 사전 안내 강화가 숙제로 남았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승객들이 정책 변화를 인지하도록 사전 안내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장 현수막, 기내 방송, 모바일 앱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배터리 반입 및 분실물 처리 기준을 반복해서 공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