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 소규모 기업 美상장 통제…"주가조작 악용" 이유라는데

2025-02-27

중국 증권 규제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자국의 소규모 기업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들이 단기간 주가를 끌어올렸다 떨어뜨리는 가격 조작(일명 '펌프 앤 덤프')의 수단으로 악용돼 미국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치고 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그러나 시장에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심화하는 미중 갈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의 금융 관계를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승인한 미국 기업공개(IPO) 신청 건수는 상반기 22건에서 하반기 11건으로 줄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올해 자본이 소규모이고, 펀더멘탈이 취약한 중국 기업들의 미국 IPO에 대해 당국이 "더 엄격한 통제"를 가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CSRC는 소규모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해 실제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CSRC의 최근 동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중국 규제 당국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 참여자들도 이 기업들이 왜 해외 상장을 필요로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많은 기업들은 자국 내 상장 문턱이 높아진 뒤 상대적으로 절차가 수월한 미국에서 IPO에 나섰다. 지난해 61개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주식을 발행했는데, 이는 2023년 37개와 비교하면 배에 가까운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현지 거래소의 IPO 건수는 3분의 2 이상 줄었다.

업계에선 이번 단속이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금융 관계를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최신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앤드루 콜리어 하버드 케네디 스쿨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자본 시장에 (자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펌프 앤 덤프로) 불안정하게 변동하면 자국 경제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더 떨어질 수 있기에 이를 피하려 미국 상장을 제한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앞서 2022년, 매직 엠파이어 글로벌이라는 홍콩 중개 회사는 미국에서 상장한 뒤 첫 주에만 주가가 공모가의 60배까지 뛰었으나 이후 95%나 곤두박질치며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비슷한 상황이 잇따라 연출되면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은 뉴욕에 상장된 중국의 소규모 기업과 관련한 투자 주의 경고를 수차례 내기도 했다.

지난달 발표된 힌든버그 리서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이후 128개의 중국 기업들이 미국 IPO 직후 기업 기본 요소로 설명되지 않는 불규칙한 가격 활동을 보고했다. 이들 대부분은 기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담기기엔 작은 규모로, 주가를 올리고 내리는 데 그다지 많은 돈이 들지 않아 오히려 조작의 쉬운 표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SRC는 자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을 자제시키기 위한 행정적 장벽을 높이고 있다. 특히 1000만 달러 이하의 조달 계획을 가진 기업들의 미국 상장 관련 심사에 1년 전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IPO 변호사들과 은행가들에 따르면 기업들이 미국에 상장하기 위한 CSRC의 승인을 받는 데 이제는 최대 1년이 걸리는데, 이는 1년 전 2개월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심사과정에서 주식 옵션 프로그램이 내부자 거래를 유발할 수 있는지부터 사용자 데이터 보호 방안까지 더 많은 내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콜리어 연구원은 "중국의 국가적인 이익 측면에서 볼 때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상장)하는 것은 부정적인 위험이 긍정적인 가능성보다 훨씬 크다"며 규제 강화가 올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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