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을사년 국민에게 밝은 미소를

2025-01-02

2025년은 푸른 뱀 을사년(乙巳年)이며 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을사년하면 자동적으로 따라 붙는 120년 전의 을사늑약(을사조약)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망국의 치욕과 대일 증오의 상징으로 각인되었고 해방 후 증폭되어 한국 사람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대를 이어 핏속에 흐르고 있다.

갑신정변(1884)실패 이후 소수의 젊은 개화파들은 절멸되고 십년의 세월을 외척 세력과 수구파들의 득세로 개혁 개방은 멀어지고 청일전쟁(1894), 을미사변(1895), 아관파천(1896), 대한제국 선포(1897)에 이어 불과 8년 만에 사실상 국가 주권이 박탈된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 나라의 지식인, 리더다운 리더는 아예 없었으니 조선반도를 차지하기 위한 국제 파워게임을 알 수가 없었다. 영국과 러시아가 벌이는 great war 상태인 국제 정세를 오판한 무능한 국가 지도자, 근대 국가시스템의 총체적 부재와 불능, 부패, 재정 파탄, 국민들의 총합적 무지가 초래한 필연적 결과가 을사늑약이다.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판치던 시대의 국가 명운을 건 최우선 국가 정책은 부국강병과 절묘한 외교 정책이어야 하는데 시대착오적인 주자 성리학의 굴레에 얽매여 있던 조선은 청국도 폐기처분중이던 인의예지를 국제 관계의 기본으로 삼으며 소중화국임을 자부하고 있었으니 어찌 망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1885년 조선에 정치가 배제된 교육과 의료에서 아펜젤러, 언더우드, 메리 스크랜튼 선교사들에 의해 서구식 학교와 병원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17세기부터 난학을 통해 서구의 기술과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던 일본은 19세기 중엽 후쿠자와 유구치를 비롯한 막부 말기 사무라이 출신 젊은 혁명가들이 직접 세계를 견학하며 탈아입구를 외치던 시대다.

수천 년간 동양의 패권국 중국을 무너뜨리고(1894, 청일전쟁) 삼국간섭의 수치를 10년에 후에 러시아에 승리하여 되갚으니(1904, 러일전쟁) 한반도는 일본의 수중에 떨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김홍집이 받아 온 일본 주재 청국 외교관 황준헌의 조선책략(결일본, 친중국, 련미국)의 외교 전략에 반발한 국내 위정척사파의 위세에 무릎 꿇은 정부는 러시아편에 서는 치명적 외교 오판으로 해양세력(일본)에게 유린당하는 치욕을 겪는다. 이미 나라가 망해 있었고 을사오적들이 에필로그를 찍었을 뿐이다.

근대 치과의 시작을 살펴보면 기독교 선교사들을 통해 치과 치료와 교육이 이루어지고 근대사회 시스템과 문물이 일본을 통해서 들어오면서 본격적 도입이 시작되었다. 1893년 7월 노다 오지의 인천개원, 최승룡을 필두로 한 入齒師들의 개업, 일본치과의학 전문학교 출신 최초의 한국인 치과의사 함석태 선생의 1914년 개원, 경성치과의사회를 거쳐 1922년 개교한 경성치과의학교 출신들의 제안으로 1925년 조선인으로만 구성된 한성치과의사회가 구성되었다.

2025년 을사년이 100주년이 된다. 100년의 세월 동안 한국의 현대사와 괘를 같이 하며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하여 국제 수준의 전문 단체로 성장하였고 2023년 활동 치과의사 수는 28,392명, 인구 1천 명당 0.54명(2022년 기준)이 되었다.

치과산업계는 2023년 치과의료기기 4조원 생산, 무역수지 흑자는 10억 9천만 달러로 치과 기자재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치과의료 교육 또한 선도국가로 성장하여 글로벌 치과계에서 호평 받고 있음에 격세지감과 큰 자부심을 느낀다.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치협 창립 100주년 행사를 인천에서 개최한다. 당연히 한 세기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잔치가 되어야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나쁜 정치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통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더해 트럼프 리스크, 경기 급냉 같은 국가적 위기는 국내 치과계를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불확실성과 불안이 엄습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을 위해서는 비상한 결심과 전략이 필요하다.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하고 회원의 권익을 위해 매진함과 진료영역을 확장하여 파이를 키워내야 하고 젊은 세대의 안착을 위한 실질적 가이딩이 절실하다고 치과계 리더들은 주장한다. 옳은 말이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치과의사의 권익을 위해서 치과의사가 주도적으로 리드해 나가는 새로운 100년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뱀은 지혜롭고 신중하며 변화와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한국 사람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힘을 발휘하는 독특한 국민성을 갖고 있다.

2025 을사년은 을씨년스러운 기운을 떨쳐내고 국민과 치과계에 밝은 미소가 넘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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