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부활했다. 코로나 사태로 움츠렸던 홍콩 관광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입장객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코로나 첫 해였던 2020년, 홍콩 디즈니랜드 입장객은 170만 명에 그쳤다. 2023년에는 네 배 가까이 뛰어 640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인 여행자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반토막 났던 한국인 방문자 수는 연 100만 명 방문 시절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홍콩백끼가 오늘 21회로 막을 내린다. 6개월간 내달린 대장정의 마지막 주제로 ‘홍콩 명소 속 맛집’을 정했다. 부활한 홍콩의 오늘을 보여주는 데 가장 단적이고 극적인 장소가 관광 명소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테마파크가 먹으려고 가는 데는 아니라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잘 먹어야 잘 논다.
이를테면 홍콩 디즈니랜드에서는 긴 줄을 감수해서라도 ‘올라프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한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전 세계 디즈니랜드 중 최초로 ‘겨울왕국’ 테마 공간을 오픈한 곳이다. 홍콩 최대 규모 테마파크 ‘오션 파크’에선 헤엄치는 상어와 눈을 맞추며 만찬을 즐길 수 있으며, 홍콩의 랜드마크 ‘대관람차’를 타기 전엔 아이스크림 트럭부터 들러야 한다. 특정한 장소에 가려면 맞는 옷을 입어야 하는 것처럼, 특정한 장소에서 먹으라는 음식은 꼭 먹어봐야 한다. 후회 없는 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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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19일 홍콩백끼는 “홍콩 음식 100가지에 관한 탐구서이자 홍콩을 100가지 음식 이야기로 재구성한 홍콩 안내서”를 천명하고 출발했다. 이름처럼 홍콩의 밥상 100개를 6개월간 소개했다. 홍콩인의 소울 푸드로 통하는 완탄민(雲呑麺·완탕면)과 딤섬(點心)을 비롯해 기상천외한 길거리 음식, 다이파이동(大牌檔)과 차찬텡(茶餐廳)으로 대표되는 서민 식당, 한 끼에 30만원이 우스운 미쉐린 별 식당, 외딴섬에 숨은 맛집까지 홍콩의 놀랍도록 다양한 음식을 꼬박꼬박 그리고 뚜벅뚜벅 알렸다. 한국 언론과 최초로 만난 홍콩 미식계 거물은 수십 명에 이른다.
“가이드 설명을 들으면서 홍콩 여행 체험하는 것 같네요.” “다음 주에 딸이 홍콩 갑니다 공유했어요.” “세상에 못 먹는 재료가 없네…. 놀라워요.”
자화자찬 같지만, 홍콩백끼는 대체로 반응이 좋았다. 한 도시에서 100끼를 맛보는 무모한 여정이 실현될 수 있었던 건, 그 무대가 홍콩이기 때문이었다. 고백하건대 아직도 못 먹은 음식이 많다. 처음엔 ‘100개면 됐지’ 싶었는데, 막상 끝내려 하니 못다 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그래서 권한다. 홍콩에 가시거든 주머니든, 위장이든 허락하는 한 드시라. 홍콩백끼는 홍콩에 머무르는 한 달간 거의 매일을 다섯 끼 이상 먹었다. 그렇게 먹고 다녔어도 지금 생각하면 또 먹고 싶다.
예고편 하나. 홍콩백끼 프로젝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홍콩백끼 연재를 엮은 단행본과 홍콩백끼의 여정을 되밟는 프리미엄 여행상품이 상반기에 나온다. 홍콩백끼를 사랑해 주신 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