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앞 다가온 6·3 지방선거 후보 분석
6·3 지방선거가 1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판을 흔들기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승부수는 던져졌다. “대전·충남이 모범적으로 통합했으면 한다”(지난해 12월 5일 충남 타운홀 미팅),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잘하긴 잘하나 보다”(12월 8일 SNS), “후임 해수부 장관도 부산서 구하겠다”(12월 23일 부산 국무회의). 성탄절엔 자신의 옛 지역구에 측근까지 대동했다. 여당에서조차 “대통령의 뇌 구조에 지방선거가 90%는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정부 출범 꼭 1년 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이 대통령의 정국 주도성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의회·중앙정부 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독점하게 돼서다. 최대 변수는 대통령 지지율이다. 60%에 육박하지만 지지율 차 만큼 정부·여당 지원론이 견제론보다 압도적 우세는 아니다. 결국 민생과 경제 정책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변수는 야권의 대응이다.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기엔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이 여하히 달라지느냐가 관건일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가 강경일변도에서 벗어나는 게 첫걸음이다. 더 나아가 범보수 진영이 연대 또는 통합까지 이룰지도 중요하다.

5선 도전이냐, 다크호스냐 ‘다음 대선 바로미터’ 서울…충청선 행정통합 ‘양날의 검’
◆서울=양당이 모두 최대 승부처로 꼽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서울에서 이긴 쪽(2006·2011·2021년)이 다음 대선도 이겼다(2007·2017·2022). 더불어민주당에 서울은 반드시 탈환해야 할 요충지다. 민주당은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오랜 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2017년 5월 조기 대선을 시작으로 2018년 지방선거(17곳 중 14곳 승리), 2020년 21대 총선까지 3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2021년 4·7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에게 패한 후 이듬해 치러진 20대 대선과 지방선거(17곳 중 5곳 승리)에서 연거푸 졌다.
민주당에서 후보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초 SNS에서 정 구청장을 칭찬한 이후, 그는 단숨에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지역밀착형 행정이 강점인 정 구청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57.6% 득표율로 승리했는데, 서울에서 민주당이 이긴 8개 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민주당에선 김영배·박주민·박홍근·서영교·전현희 의원, 박용진·홍익표 전 의원도 출마 선언을 했거나 출마를 준비 중이다.
대선 때 서울 여당 득표율, 야권 합계 못 미쳐
중앙일보가 1일 발표한 서울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선 오 시장이 37%, 정 구청장이 34%로 오차범위(±3.5%포인트) 내 박빙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서울에선 아직 열세라는 판단이다. 서울의 상대적 보수화 때문인데, 지난해 6·3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서울 득표율(47.1%)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1.6%)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9.9%)의 득표율을 합친 수치에 미치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3040 세대가 경기도로 대거 빠져나간 점도 민주당엔 불리한 변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오 시장의 ‘5선 도전’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오 시장이 전무후무한 5선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차기 대권 주자로 굳히게 된다.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재판이 시작된 점은 부담이다. 재판을 병행하며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처지라서다. 당내에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 의원은 2021년 서울시장 보선 경선에서 당원 투표에선 오 시장에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 밀려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경험이 있다.
◆경기·인천=1400만 명이 사는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도 서울 못지않은 최대 격전지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소속의 현 김동연 지사가 간신히 승리를 거머쥐었으나(0.15%포인트) 대체로 민주당 세가 다소 앞선 곳이다.
민주당에선 김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경제 관료 출신이라 도정 운영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2022년 지방선거 직전 입당해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지적된다. 이 틈을 파고든 인물이 법사위원장으로서 여권의 검찰개혁을 주도해온 추미애 의원이다. 경기 지역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는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서울보다는 민주당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중앙일보의 1일자 조사에 따르면 누가 후보가 되든 민주당이 10%포인트 차 이상 앞섰다.
국민의힘에선 김은혜·안철수 의원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원외에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동탄 주민이 원하면 나서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막판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인천도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시장이 ‘첫 3선 인천시장’ 도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 대통령이 질타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주목도도 올라갔다. 민주당에선 ‘찐명’으로 분류되는 박찬대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다. 박 의원은 8월 당대표 선거 재도전과 인천시장 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김교흥 의원, 박남춘 전 인천시장도 후보군이다.
◆부산·울산·경남(PK)=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PK 광역단체장 3곳을 모두 차지하며 ‘PK=보수 아성’이란 상징을 깼다. 이번에도 되풀이하고 싶어한다.
이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부터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약속하고, 장관에 민주당의 유일한 부산 현역인 전재수 의원을 임명하는 등 부산 민심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유력 후보인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후보군을 원점에서 고민해야 할 처지다. 이 대통령이 이후 해양수산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향해 “고향이 부산 아니냐”고 언급해 출마설이 잠깐 불거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전 의원이 혐의를 벗으면 오히려 선거에 도움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통일교 논란에도 1일 중앙일보 발표에서 전 의원(39%)은 현역인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30%) 시장을 오차범위(±3.5%포인트) 밖으로 따돌렸다. 범여권에선 부산 출신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PK를 사수해야 하는 국민의힘 소속 현역 단체장들은 일제히 연임 의지를 다지는 중이다. 부산은 3선 도전에 나선 박 시장과 김도읍·조경태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이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울산과 경남도 김두겸 울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가 나란히 재선 도전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제대로 쇄신하고 화합한다면 PK 수성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해수부 이전 등 PK 민심 겨냥 행보
한편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로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추가로 김상욱 의원과 이선호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진보당에서도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에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민홍철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충청=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도 양당이 선거 때마다 표심을 붙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곳이다. 충청 지역의 최대 화두는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전까지로 시점을 못 박은 대전·충남 행정통합이다. 지역 가릴 것 없이 통합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는 분위기다. 다만 대전의 민주당 의원은 “시민들 반응이 엇갈리긴 하지만, 수도권 1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경선에선 충남 아산 출신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등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전시장의 경우 당내에선 장종태·장철민 의원과 허태정 전 시장, 충남지사는 문진석·박수현 의원과 양승조 전 지사 등이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에 맞설 뚜렷한 대항마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이 성사돼 통합 단일 후보를 선출할 경우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세종시는 재선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 최민호 시장의 본선행이 유력하다. 당내서 마땅한 경쟁자가 안 보인다는 평가다. 민주당에선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김수현 더민주세종혁신회의 대표, 이춘희 전 시장과 조상호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출마를 채비 중이다. 여기에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황 의원이 출마하면 여권 표가 분산돼 민주당 입장에서는 후보 단일화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13대 대선 이후 역대 대선마다 승자를 모두 맞혀온 충북의 경우엔 양당 모두 비교적 폭넓은 후보군을 구축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충북지사도 재선 도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TK)=국민의힘 텃밭인 대구는 추경호 의원이 최근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김상훈·유영하·윤재옥·주호영·최은석 의원 등도 잠재 후보군이다.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이 지난해 4월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이후 8개월째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이재명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지역에선 이 전 위원장이 지방선거 대신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현역 의원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선 대구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홍의락 전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김부겸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경북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지사가 암 투병 중 3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현역 의원 중에선 김석기·김정재·송언석·이만희·임이자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이강덕 포항시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출마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는 경북 안동 출신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차출설이 흘러나온다.
◆호남=호남은 이번에도 민주당 당내 경선이 본선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남 무안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를 졸업한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광주시장·전남지사 차출설이 한때 흘러나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전남 지역 민주당 의원은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경제 정책 사령탑이 선거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재선을 준비 중인 강기정 시장에게 민형배 의원이 가장 유력한 도전자로 꼽힌다. 문인 북구청장과 이병훈·이형석 전 의원, 정준호 의원도 잠재적인 후보군이다.
전남에서는 김영록 지사의 3선 도전을 신정훈·이개호·주철현 의원이 저지하려는 구도가 형성됐다. 다만 광주·전남도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후보들 간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전북에선 김관영 지사의 재선 가도에 안호영·이원택 의원과 정헌율 익산시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강원·제주=보수 강세 지역인 강원에서는 국민의힘 김진태 지사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 도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민주당에서는 강원 철원 출신인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 수석을 비롯해 지방선거에 나서는 청와대 참모진들은 설 연휴를 전후해 사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어 당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제주는 민주당 당내 경쟁이 주목되는 곳이다. 오영훈 지사가 재선을 준비 중인 가운데 문대림·위성곤 의원과 송재호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고기철 제주도당위원장과 김승욱 제주을 당협위원장,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장성철 전 제주도당 위원장의 등판설이 오르내리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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