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MS와 제휴...규제 얽힌 공공시장 진출 더딜 것"
외산 기업, 아직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 무리
"국내 기업에게 기회라도 줘야" VS "이미 늦었다"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KT와 MS의 협력이 오히려 KT의 클라우드 사업에는 방해물로 작용한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 클라우드의 공공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KT는 대표적 외산기업인 MS와 손잡으면서 '예견된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외산기업에게 공공클라우드를 열어주는 것이 올바른가에 대한 논의도 여전히 뜨겁다.
MS와의 협력이 KT의 클라우드 사업 중 공공부문에서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은 지난 8일 KT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나왔다.
당시 임원 A씨는 "AI시장의 폭발적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힌 뒤 "다만 클라우드의 경우 MS와 제휴하면서 소버린 클라우드,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키워나가려고 목표했는데, 이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는 정뷰규제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다행히 금융 영역은 점차 규제가 완화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공공 분야는 시간이 더딜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초기시장은 대형고객사 중심의 소버린 클라우드로 접근하고, 규제완화에 따라 금융과 공공을 확대하는 것으로 전략을 잡았다"고 밝혔다.
소버린 클라우드란 각 나라와 산업에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 조치와 규제 요건에 충족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ecure Public Cloud)는 KT가 개발하는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다. 관리와 통제, 소유, 권한 측면에서 고객의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면서 암호화한 기술을 통해 보안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요점이다.
업계 관계자 B씨도 "사실 KT는 MS와의 협력때문에 공공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KT는 이미 공공부문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쨌든 정부 규제는 외산 클라우드에 대해 진입장벽을 두고 있으니, MS와 손잡은 이후로 공공 쪽으로의 진출이 어려운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느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공공클라우드 시장 별개로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KT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0월 김영섭 KT 대표도 'KT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고 MS와의 협력 배경에 대해 "MS는 B2B 사업에서 최고의 파트너다. MS는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며 기업 운영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어 협력하게 됐다.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AI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과 기술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와 맞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외산 클라우드의 공공부문 진출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 C씨는 "외산 클라우드가 공공 분야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 느껴진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환경을 국가가 만들어줘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외산 기업도 해외에서 레퍼런스 쌓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홍보하는데, 국내 클라우드 기업에게도 비슷한 기회는 줘야하지 않나"고 말했다.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라는 해석도 나온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 D씨는 "정보주권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세계화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트렌드라지만서도, 서버가 해외에 있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수사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비용의 효율, 정보주권, 국가보안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 있는 이슈"라고 말했다.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의미 없는 싸움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 E씨는 "사실상 퍼블릭 클라우드(여러 클라이언트가 인터넷으로 데이터센터의 장비를 공유하는 것) 시장은 외산 기업을 따라갈 수가 없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규제를 하는 게 의미가 있나"는 의견을 내놨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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