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특수는 남말" 분노한 지역서점들

2024-10-23

진주문고·그랜드문고·북시티서점·세종서관

경남 4개 서점 비롯 전국 35개 서점 함께

한국서점인협의회 23일 성명 내고

한국 첫 노벨문학상 탄생에 따른 특수가 연일 서점가를 달구지만 경남을 비롯한 지역의 중소형 서점에는 책 자체가 보급되지 않으면서 그 온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서점가에서는 '교보문고 독과점'을 거론하며 책임소재를 묻고 나섰다.

진주문고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 중형 서점의 연합인 한국서점인협의회의 성명을 공유했다. 성명은 '교보문고의 이중적 행태에 분노한다'로 시작한다.

서점인협의회는 "교보문고는 거대 기업형 대형서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눈앞 이익에만 치중했다. 교보문고를 찾는 독자들에게만 한강 책을 공급했고, 교보문고에서 책을 받아 독자에게 전달하는 동네서점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규탄했다.

교보문고는 소매와 공급 총판(도매)를 겸하는데, 이번 노벨문학상 특수를 겪으면서 교보문고가 지역서점들에 한강 작가의 책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자체 서점에만 물량을 몰았다는 주장이다. 이번 행동에는 경남의 진주문고(진주), 그랜드문고(창원), 북시티서점(거제), 세종서관(양산) 등 4곳 서점을 포함해 전국 35곳 서점이 함께했다.

이들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발표 당일과 이어진 주말 동안 교보문고와 인터넷에서 수십만 부가 팔려나갔지만, 동네서점에서는 한강 작가의 책을 단 한 권도 공급 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백만 부가 넘게 팔려나가는 상황에서도 독자로부터 선주문을 받아 둔 것조차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책의 흐름을 막은 자는 누구인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가 교보문고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하고자 했고, 동시에 동네서점들이 교보문고에 주문을 중지하겠다며 불만이 폭발하자 교보문고는 '지역 서점과 상생을 위한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 한시적 제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출판사와 교보문고는 물론,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도매 업체를 통해 흘러간 도서의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건강한 흐름을 위해 출판, 유통, 서점이 함께 논의할 공간을 제안한다"면서 "이런 소동에 ‘한강’이라는 소중하고 따뜻한 이름이 언급된 것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17일 또다른 서점 연합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교보문고가 거래 중인 지역서점들에 대해 한강 작가의 책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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