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3.6조 유증 후폭풍…한화에어로·㈜한화 주총 성토의 장 되나

2025-03-24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대주주인 ㈜한화(000880)가 25~26일 연달아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유상증자의 필요성과 자금의 용처를 주주들이 납득할 수준으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마주한 한화에어로의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한화에어로는 이날 주총에서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주총장이 성토의 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조 6000억 원이라는 초대형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는 크게 희석될 수밖에 없지만 한화에어로가 밝힌 용처가 포괄적이고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적은 유상증자 공시 직후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도 이어졌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증자 규모에 비해서 사용처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며 “지분 투자를 할 대상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방산업, 해외 사업 특성상 구체적으로 투자 대상을 언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중동과 유럽 지역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수준으로 해명했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반드시 필요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지난해 1조 7247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고 수주 잔고도 지난해 말 기준 103조 원이라 향후 5년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데 주주에 대한 배려 없이 초대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화에어로는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겸 한화에어로 전략부문 대표이사와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이 총 48억 원 상당의 자기주식을 사들이기로 했지만, 매입 규모가 지나치게 작아 오히려 역풍이 커질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대주주인 ㈜한화(33.95%)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진행되는 ㈜한화 주총에서도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화는 유상증자에 100% 참여하기 위해서는 9810억 원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말 보유한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이 2298억 원이 불과해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화는 한화에어로 유상증자 참여 관련 의사결정을 위한 이사회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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