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올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불펜 보강이다. SSG와 KT는 지난달 31일 좌완 오원석과 우완 김민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 트레이드로 SSG는 올해 KT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21홀드를 수확한 즉시 전력 중간 투수를 얻었다. 선발 전환도 가능하지만, 당장 내년엔 불펜 투수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SSG 투수진의 평균자책은 5.25로 리그 꼴찌였다. 선발(5.26)과 불펜(5.25)을 구분할 필요없이 대체로 성적이 나빴다. 불펜의 경우 필승조로 활용할 자원이 부족했다. 노경은(83.2이닝)과 조병현(73이닝)에게 이닝 부담이 쏠렸다. 핵심 구원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문승원은 시즌 막판 부상 여파로 아쉬움을 남겼다. 프로 2년 차 이로운도 여름의 무더위를 극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서진용(32)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지난해 SSG 마무리 투수였던 서진용은 69경기(73이닝) 5승4패 42세이브 평균자책 2.59를 기록하며 커리어 최고점을 찍었다. 전성기 시절 오승환(삼성)도 하지 못한 ‘노블론 30세이브’를 달성했고, 역대 6번째 ‘40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그의 팔은 정상이 아니었다. 서진용은 2023시즌 종료 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겨우내 재활 끝에 4월25일 롯데전을 통해 복귀해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5월8일 LG전에서 타구에 손등을 맞아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불운이 겹쳤다.
6월에 돌아온 서진용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불펜을 지켰으나 지난해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시즌 서진용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1.7㎞로 2023시즌보다 2㎞ 감소했다. 직구 피안타율은 0.333으로 올랐다. 올해 51경기(47이닝) 1패 6홀드 평균자책 5.55의 성적을 거뒀다.
팀도 개인도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SSG는 정규리그 6위로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됐다. 데뷔 첫 자유계약선수(FA) 취득을 앞두고 있던 서진용은 FA 직전에 불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결국 ‘FA 재수’를 택했다.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뒤 FA 계약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2011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로 SK(현 SSG) 유니폼을 입은 서진용은 타자 친화적인 인천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통산 521경기 29승26패 88세이브 84홀드 평균자책 3.97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까진 5시즌 연속 60이닝 이상을 던지며 팀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다.
42세이브 투수가 다음 시즌 반등한다면 SSG는 서진용, 김민, 노경은, 조병현 등으로 구성된 경쟁력 있는 필승조를 갖추게 된다. FA에 재도전한다는 건 서진용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