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민 국방장관’

2025-07-22

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방위병(防衛兵)은 향토방위와 후방근무 지원을 수행하기 위해 소집된 병역 자원을 일컫는다. 1969년 4월에 제정ㆍ공포된 병역법에 의거해 제도화됐다. 당시 넘쳐나던 징집대상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병역의무의 형평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허나 1990년대에 이르러 전투력 약화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1994년 말 폐지됐다. 그 뒤 1995년부터 공익근무요원제도가 시행됐다. 그리고 1994년 12월 마지막 방위들이 입대해 소집해제된 1996년 6월을 끝으로 방위는 이 땅에서 종적을 감췄다.

▲방위병은 보충역이지만 현재의 사회복무요원과 달리 민간인이 아니라 군인 신분이었다. 3~4주 단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뒤 군부대, 동사무소, 예비군 중대 등에 배치됐다. 현역병과 비교해 근무기간이 짧았기에 ‘단기사병’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방위병의 복무기간은 1969년 제도 신설 당시엔 2920시간이었다가 1974년에 12개월, 1982년에 14개월로 늘었고 1986년부터 18개월로 연장됐다. 출퇴근하면서 군생활을 했던 방위병은 우리나라 특유의 병역방식이었다. 거기에 근무했던 인원만 3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다.

▲국방부 장관은 내각의 일원으로 국방부의 수장이다. 군대의 통수권자인 국가원수 또는 실질적으로 그 권한을 행사하는 정부수반을 보좌한다. 즉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합동참모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을 지휘ㆍ감독한다.

국방장관은 국방 안보를 전담하는 사실상 최고직위로 군 서열은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이런 막중한 자리에 방위병 출신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안 의원은 1983년 11월 육군 제35보병사단 방위병으로 입대해 1985년 8월 소집해제됐다.

▲국방장관은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1공화국의 이기붕ㆍ김용우, 2공화국의 현석호ㆍ권중돈 장관 등 민간인 출신이 맡아왔다. 하지만 1961년 5ㆍ16 쿠데타 이후엔 줄곧 군 장성 출신들이 독식해 왔다.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2ㆍ3 불법계엄으로 군의 명예가 실추되고, 일부 전직 군수뇌부는 재판을 받고 있다. 때맞춰 64년 만에 방위병 출신의 첫 문민 국방장관이 등장한다. 과연 문민 장관이 훼손된 군의 위상을 복원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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