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진행된 ‘한·아랍에미리트(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양국이 선언한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양국 경제협력을 통해 350억 달러(약 50조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대통령이 직접 국내 선도 기업들의 기술력을 앞세워 성과를 내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측 경제인들은 인공지능(AI)와 방산뿐 아니라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중동 진출 확대 의지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소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모두발언에서 전날 발표한 양국의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의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미래 파트너십 방향으로 △AI 중심의 첨단산업 협력 △청정에너지와 방산 역량 고도화 △소프트 파워 협력을 제안하며 각 분야에 해당하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초 한·UAE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와 함께 경제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총 여섯 개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기술과 설계·조달·시공(EPC) 설비 역량 바탕으로 UAE의 2031년 AI 허브 도약을 위한 가장 신뢰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 등 반도체 기업들의 역량을 앞세운 발언이다.
청정에너지·방산과 관련해서도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가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핵연료 정비 등 공장 건설을 통해 UAE에 이바지하는 호혜적 협력이 실현될 것”이라며 “방산 분야에서도 공동 기술 개발, 현지 생산까지 협력의 수준을 제고해 양국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시에 “최근 한우가 UAE에 처음 수출되면서 할랄 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소프트파워 협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UAE 측은 자국 경제성장에서 한국 기업의 전문성을 호평했다. 타니 알 제유디 대외무역부 장관은 “민간 부문 협력과 대화가 중요하다”며 바라카 원전 협력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원전을 상업운전하게 됐다”며 “한국 관계자분들의 방문을 계기로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동시에 “지난해 저희 원유 수입액이 66억 달러였는데 앞으로 비석유 교역 규모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타르 알 다헤리 아부다비상의 수석부회장은 “UAE는 우수한 항공과 항만·물류센터를 자랑한다”며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이 지역에서 많은 소비자에게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국부펀드가 상당히 강력하고 규제는 분명하지만 유연한 소유 구조도 가능하다”면서 “한국의 첨단 제조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국내 기업인들도 UAE의 제안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제계를 대표해 발언을 하게 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양국 협력의 차원을 한층 더 높여나갈 때”라며 “2030년대 ‘글로벌 AI 리더’를 꿈꾸는 UAE와 AI 반도체와 실용화 기술의 강국인 한국은 최적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수소, CCUS, 스마트 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가 기대된다”며 에너지 분야의 협력 강화 의지도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AI·방산 등에서 약 50조 원의 경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면서 후속 조치도 이뤄졌다. 이날 각 기업들은 UAE 기업 및 기관들과 에너지·인프라·원전 등 포괄적 분야에서 MOU를 체결했다.
삼성·SK·LG·한화 등 기업들의 참여 확대도 전망된다. UAE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원전·재생에너지·전력망 등 확보에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메모리반도체 공급에 참여할 수 있다. SK 역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 및 AI 인프라 구축 등에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냉각 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0일 이집트로 이동해 AI·방산·에너지 등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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