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병오(丙午)년 재계의 화두는 무엇보다 생존과 인공지능(AI) 전환, 혁신 등이 꼽힌다.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들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부회장단을 축소하고 기술 인재를 대거 등용했다. AI 시대를 맞아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별로 위기를 맞고 있다. 반도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패권 경쟁 등 복합적 요인으로 국가 간 전쟁으로 확대됐다. 자동차 역시 테슬라의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출시 이후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그룹들은 생존을 위한 인공지능(AI) 전환과 혁신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한 주요 그룹들은 올해도 비상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자율주행차 등 주력 산업 국가간 경쟁으로 확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경기 침체와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40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올해 3월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 등 '반기업법' 리스크도 올해 주요 화두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연초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새해 첫 만찬을 갖고 사업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만찬에서는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공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임원의 20%를 1980년대생으로 선임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한 SK그룹은 조직과 운영 체계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SK그룹 신규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8.8세로, 지난해 만 49.4세보다 젊어졌다.
테슬라의 감독형 FSD(완전자율주행) 국내 도입으로 위기감이 팽배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올해 자율주행 전략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차 첨단차플랫폼본부(AVP)가 있는 판교의 소프트웨어드림센터를 전격 방문,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점검하기도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술 패러다임과 경쟁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핵심 경영 기조로 인공지능 전환(AX)을 전면에 내세우며 AI를 기술이 아닌 경영 체계 전반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 3월 시행 노란봉투법 노사관계 '뇌관'...하반기 상법도 시행
올해 3월 시행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도 산업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말 경총의 설문조사에서 주요 기업 87%가 노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노사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주된 이유로는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교섭 요청과 과도한 내용의 요구 증가'(74.7%)와 '법 규정의 모호성으로 인한 실질적 지배력 등을 둘러싼 법적 분쟁 증가'(64.4%)가 가장 많이 꼽혔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1·2차 상법 개정안도 올해 하반기(7, 9월) 각각 본격 시행된다. 1차 개정안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전자주총 도입,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 3% 제한 등이 핵심이다.
2차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분리 선출 감사위원 수 확대 등이 골자다. 이에 따라 기존엔 기업들이 '경영상 판단'을 근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계열사 간 거래, 자회사 설립, 사업부 분할 등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등 반기업법 시행으로 올해 산업현장의 혼란이 우려된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경쟁이 이제는 기업들만이 아닌 국가간 대결로 확장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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