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몇 년간 플랜트 및 신사업 매출 비중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각 기업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주택·토목 등 정형화된 건설업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 투자 확대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해 온 가운데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뉴스웨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대형 건설사 5곳(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포스코이앤씨)의 연결기준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플랜트 및 에너지 사업 관련 합산 매출은 2년 전보다 무려 20.7%(2조2934억원) 증가한 13조351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임대사업 및 해외 부동산투자 등 기타 신사업 관련 합산 매출은 3.8%(2210억원) 늘어난 6조1124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기업별 추이는 차이를 보였다. 우선 플랜트·에너지 분야에선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2년간 실적을 대폭 늘리면서 전반적인 증가세를 주도한 반면, 대우건설과 GS건설은 관련 실적이 감소했다. 기타·인프라 사업군 매출에선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업계 성장을 이끌었고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실적이 줄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은 에쓰오일(S-Oil)이 발주한 울산 샤힌 프로젝트 관련 시공 실적과 울진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신공장 관련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한 플랜트·에너지 매출 인식액이 2년 전보다 6배 넘게 증가한 1조6782억원으로 급증했다.
현대건설은 해외 플랜트 시공 실적으로 예년과 비슷한 5조1520억원을 거뒀고 현대서산농장, 현대도시개발 등 기타 사업 부문 국내 매출도 2년간 꾸준히 늘려 1조557억원을 달성했다.
DL이앤씨는 국내외 플랜트 매출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 토목·주택사업 매출 감소분을 만회했다. DL이앤씨의 지난해 국내 플랜트 매출은 2년 전인 2022년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9883억원을 기록했고, 해외에서도 1조984억원의 플랜트 관련 매출을 올렸다. 에스오일 샤힌 프로젝트와 GS 부천열병합발전(GS파워 발주) 등이 국내 대형 플랜트·에너지 시공 실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GS건설은 플랜트사업본부 및 그린사업본부(클린에너지·원자력 등) 합산 매출은 2년 전보다 9.3% 감소한 69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 플랜트 도급공사 매출(1785억원)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그린사업본부만 따로 보면 국내외 연간 실적은 2년 전보다 60% 증가해 2698억원으로 늘었다.
GS건설은 신사업 및 임대·리조트 등 기타사업 매출을 대폭 늘렸다. 특히 해외 신사업 매출이 2년간 매년 1200억원 넘게 증가해 지난해 6643억원을 기록했다. 인프라(국내외 개발사업) 분야에선 호주 멜버른 도로 및 지하철 터널 공사 실적 등에 힘입어 해외 실적이 큰 폭으로 늘었고 지난해 8732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플랜트 공사 매출을 29.6%나 늘리면서 2조377억원을 달성했지만 2년 전 9621억원에 달했던 해외 플랜트 실적은 5645억원으로 급감했다. 포스코이앤씨 인프라사업본부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230억원을, 해외에선 3532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국내외 플랜트 사업 매출이 2년 전보다 21.3%(3073억원) 감소한 1조1386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해외 부동산개발 및 해외 건축, 투자 자산운용, 호텔업 등을 포함한 기타 매출은 34.3%(3356억원) 감소한 6439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력 분야인 주택사업의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뚜렷하고 최근 하락세가 짙다 보니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매출도 따라오는 분위기"라면서도 "신사업은 호황기 주택사업처럼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을뿐더러 투자 대비 성과가 미비한 면이 커, 주택경기가 되살아나도 신사업 투자가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