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장 정리와 판매는 ‘차란’이 할게요. 문 앞에 두기만 하세요.”
2일 경기 남양주시 차란 풀필먼트센터. 4099㎡(1240평) 규모의 물류센터 한쪽에 중고 의류를 담은 연보라색 '차란백'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고객들로부터 수거한 이 옷들은 검수·분류를 거쳐 고온 스팀 소독, 세탁, 다림질, 수선, 향 처리 과정을 밟는다.
물류센터를 가득 채운 옷걸이에는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새 상품 수준으로 재탄생한 7만 벌의 의류가 빽빽하게 걸려 있었다. 김혜성 마인이스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입지 않는 옷이 쌓여도 직접 판매하기는 귀찮다”며 “차란은 수거부터 검수·세척·촬영·판매까지 맡아주는 ‘완전 대행’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중고 패션 시장에 깔린 ‘소비자 불안’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중고 제품은 실제 상태와 설명이 다른 경우가 많아 신뢰 부족 문제가 크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도 번거롭다. 구매자는 판매자와 수차례 소통하며 사진과 정보를 요구해야 하고, 판매자 역시 직접 촬영하고 설명하며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가 패션 리커머스 업체 ‘차란’이다.
차란은 고객으로부터 수거한 옷 중에 브랜드 의류는 위탁 판매하고, 검수 탈락품과 비브랜드(보세) 제품은 ㎏ 단위로 매입해 자회사를 통해 유통한다. 중고 의류를 구매하려는 고객에게는 정가 대비 70~80% 저렴하게 판매한다. 구매자들의 평균 객단가는 7만 원, 구매 수량은 2.2개다.
서비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 거래액은 2023년 8월 출시 초기 700만 원에서 2년 4개월 만에 20억 원으로 뛰었다. 내년 월 거래액 목표는 100억 원이다. 성장 동력은 ‘풀필먼트 기반 품질 보증’이다. 전 상품을 검수·세척하고 하자 발생 시 환불을 보장한다. 김 대표는 “중고 구매 장벽은 결국 ‘하자 불안’”이라며 “품질 리스크 제거가 ‘차란’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고 패션 시장의 잠재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간 40조~50조 원 규모의 패션시장에서 20%만 중고로 전환돼도 8조~10조 원 시장이 된다”고 말했다. 새 옷만 구매하던 소비자를 ‘중고 경험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고객 경험 혁신도 강조했다. 그는 “직거래 조율, 포장, 환불 협의는 감정 소모를 만든다”며 “앞으로는 문 앞 수거와 명확한 환불 기준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고 거래 경험도 일반 e커머스처럼 편리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향후 3~5년 안에 플레이어가 급증하고 시장이 연 2~3배씩 성장할 것”이라면서 최근 무신사 유즈드 등 경쟁업체가 등장한 점 역시 시장 성장의 신호로 해석했다.
차란은 내년 남성·유아·신발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존 여성패션·잡화만 판매하던 형태에서 벗어나 취급하는 물품의 개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거래액을 5배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며 “옷을 살 때 3명 중 1명은 중고 의류를 당연하게 선택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