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내연관계인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양광준(38)의 신상정보가 13일 공개된 가운데 잔혹한 범행 행적이 추가로 드러났다. 양광준은 피해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 일부를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정으로 인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경찰의 분석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1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광준은 지난달 25일 내연관계인 여성 군무원 A(33)씨를 살해한 뒤 인근 공사장에서 시신 일부를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광준은 또 경찰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시신 훼손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부남인 양광준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미혼 여성인 A씨와 출퇴근 카풀을 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고 올해 초부터 연인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개월 전부터 내연관계 유지 문제를 두고 다툼을 벌이며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날 아침에도 양광준은 출근하는 차량에서 A씨와 말다툼을 했다. 양광준은 같은 날 오후 3시 A씨를 살해하고 인근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 강원도 화천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했다.
양광준의 범행은 이달 2일 북한강에서 시신 일부가 발견되면서 들통났다. 경찰은 통화내역 등을 근거로 양광준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3일 오후 7시 12분 서울 강남 일원역 지하도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전날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양광준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점 등을 근거로 13일 양광준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강원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강원경찰청이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 사례는 양광준이 처음이다. 2010년 신상정보 공개 제도 도입 이후 군 장교 신분의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것도 최초다. 이날 공개된 양광준의 사진은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을 목적으로 체포 시점에 수사기관이 촬영하는 머그샷(mugshot)이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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