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8일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 강진으로 아시아에서 100년 동안 보지 못한 정도의 참사가 발생하였다. 미얀마 지진 사망자는 4월 1일 현재 2,719여명이 넘고 부상자는 4,521여명이라고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다. 미국언론에서는 사상자 수가 1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이언 왓킨슨 로열홀로웨이 런던대 교수는 “미얀마는 수년간 건물 안전 기준이 낮았다”며 “지진 발생 지역은 대부분 낮은 층수의 목재나 벽돌 건물만 있다”고 짚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23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현황을 면적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전국은 약 60%정도이며, 전북은 약 52.3%에 불과하다. 거의 절반정도는 건축물 내진설계가 미적용 된 상태로 지진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일본내각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부터 30년 안에 난카이 대지진 발생확률이 80% 이상이며,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면 사망자는 29만 8천명이 발생하고 예상되는 사망자의 70% 이상은 쓰나미에 희생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울러 건물 235만채가 완파될 것이며, 직접적인 피해규모는 약 2,223조원의 재산피해가 발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일본 난카이대지진을 주목하는 이유는 동경에서 서울까지 거리가 약 1,150K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된다면 국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강진 등 갈수록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지진피해를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정부도 2025년까지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성능 확보율을 80%까지 끌어올릴 것을 약속한 바 있으며 꾸준하게 내진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평균 약 72회의 지진이 발생되는데 2023년에는 106회의 지진이 발생하여 연평균보다 약 30회 이상 발생하였다. 포항 지진(2017년 11월 15일)이 경주지진보다 피해가 컸던 이유는 지진 유형이 중저주파이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저주파 지진은 고주파에 비해 건물에 피해를 더 많이 영향을 끼치는 지진이다. 진앙(진원에서 가장 가까운 지표면)인 포항시 흥해읍의 경우 퇴적층이 진동을 증폭하여 피해가 더 커졌다.
그렇다면 전북자치도는 안전한가? 2024년 6월 12일 부안군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으로 인해 도내 전역에 피해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시설 피해는 부안 783건, 김제 68건 등 937건으로 집계되었다. 주택 피해는 700여건, 국가 유산 7곳, 학교 15곳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부안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지진은 우리지역과 관계 없는 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러나 충남 부여에서 변산반도까지 연결된 함열지진대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도민 모두가 주변 건물의 안전성에 대해 관심을 더욱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안전은 주변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는 작은 실천이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전북자치도에서는 이달 14일부터 6월 13일까지 61일간 집중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공동주택, 숙박시설, 대규모점포, 전통시장, 교량, 출렁다리 등 도민의 생활과 밀접한 시설 40개 유형 1,447개소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점검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안전은 도정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도민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함께할 때 비로소 안전한 전북특별자치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집중안전점검기간 동안 가정 및 다중이용시설 자율안전점검표 등을 통해 안전문화 확산에 동참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소광호 전북특별자치도 안전관리자문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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