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강민수 국세청장의 시험 끝났다…본부 과장 대거 재배치

2025-01-04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오는 6일자로 국세청 과장급 149명을 재배치한다.

지난 12월 말 명예퇴직 등으로 공석인 세무서장 자리를 충원하고, 전문성과 경력을 감안한 배치가 이뤄졌다.

국세청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가 난 가운데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뚜렷한 외부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이 지난 2일 시무식에서 밝혔듯, 지난 4~5개월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틀을 한 번 다지 시간이었고, 한 차례 진단을 통해 평가받은 본부 과장들을 재배치함으로써 올해 ‘일 하나는 제대로 하는 국세청’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대외적으로 세무조사‧세무검증, 불복대응, 홈택스 고도화, 국제협력 및 세원네트워크 강화, 꼬마빌딩 등 개인자산과세, 체납징수 등에 대해서 철저한 업무 수행을 강조해왔고, 명시적으로 강조하지 않은 영역 역시 상시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자리에는 최근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전지현 과장(75년, 군산, 숙명여대, 행시 46회)이 전담 직무대리로 이동했다. 외부 개방직이자 고위공무원 나급 자리인데 일시적으로 비게 될 경우 수석과장인 납세자보호담당관이 대리를 맡는다.

전담 직무대리라는 다소 이례적인 직책을 만든 건 공석이 다소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며, 공백기간 동안 직무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지현 과장 개인으로써는 고위공무원으로 나아가는 첫 행보부터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국세청 대변인 자리에는 김상범 과장(72년, 서울, 세무대 11기)이 이동했다. 1년간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을 수행한 후 이동했다. 강민수 국세청장과 6개월 정도 합을 맞춰본 결과 신뢰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 셈이다.

명목상 국세청의 입이긴 한데 실제론 5분 대기조이자 방패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체력‧정신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받는 자리다. 눈치가 빨라야 하고, 기민한 대응력이 요구된다.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에는 최성영 과장(71년, 장수, 한양대, 행시 48회)이 이동했다. 이전에는 1년간 상속증여세과장을 맡았다.

최근 부이사관 승진자가 45‧46회이고, 본부 전입 2년 차가 되는 시점이기에 본부 과장 경력의 중간다리에 도착한 셈이다.

세원‧조사‧법인‧법무‧세제기획‧운영 등 다양한 업무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국세청 기획재정담당관에 박상준 과장(77년, 서울, 서울대, 행시 49회)이 이동했다. 반년간 국세청 조사2과장을 맡았다. 그 이전에는 1년간 김창기 전 국세청장의 정책보좌관을 맡은 이른바 청장 비서 경력자다.

꼼꼼하고 두뇌 회전이 빠른 것으로 정평이 나 있기에 업무수행능력에서는 의심의 여지는 없다. 본부 과장 행보는 한 보, 한 보가 중요하지만, 최근 들어 변동성이 커졌기에 결과는 아무도 예측 못 한다.

국세데이터담당관에는 김성기 과장(73년, 경기, 세무대 11기)이 배치됐다. 소득자료관리업무가 장려세제 업무와 합쳐지기 전 임시조직으로 국세청 소득자료관리단이 있었을 때 소득자료분석팀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강민수 국세청장과는 초면이 아닌데, 과거 강민수 국세청장이 국세청 기획조정관으로 주가가 올라가던 시기, 그 밑에서 예산1팀장을 했던 인물이다. 국세데이터담당관은 비고시에게 첫 본부 과장자리로 무난하다는 의견이 있다.

국세청 정보화기획담당관에는 배상록 과장(71년, 충북, 세무대 10기)이 자리했다. 본부생활은 2023년부터 했고, 국세데이터담당관으로 시작해 소비세과장 그리고 이번에 정보화기획담당관에 배치됐다.

본부 과장 3년 차에 수석과장을 맡았기에 다다음 부이사관 승진 유력 후보로 지명됐다고 봐야 한다. 국세청은 올해 홈택스 고도화 사업 시행 단계에 돌입했기에 관련 부서들이 말할 수 없이 바쁜 상태인데 문자 그대로 마지막 전력질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세청 홈택스2담당관에는 이상원 과장(74년, 경기, 서울대, 행시 50회)이 배치됐다. 일처리가 민활하여 여러모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평가다. 과거 2016~2017년대 한승희‧임경구 국세청 조사국장-이동운 국세청 조사기획과장(현 법인납세국장, 임환수 전 국세청장 보좌관-전 일본주재관) 밑에서 조사기획팀장을 맡았었다.

강민수 국세청장의 서울지방국세청장 시절, 서울국세청 조사4국 조사관리과장이란 중책을 맡아 수행한 바 있기도 하다. 국세청 정보화‧전산 쪽에서 기자 브리핑이 열리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현재 국세청이 역점을 걸고 있는 홈택스 고도화 사업 시행이란 중책을 맡았다. 행시 기수는 50회지만, 시간이 썩 많지 않다.

국세청 감사담당관에는 최지은 과장(74년, 부산, 이화여대, 행시 46회)이 임명됐다. 최지은 과장은 약간의 곡절이 있는데, 본부 과장에 2021년 6월 말 국세통계담당관(현 국세데이터담당관)으로 들어왔다가 1년 후 서울국세청 조사1국 2과장으로 이동했다.

당시 서울국세청장이었던 강민수 국세청장 밑에서 1년간 직을 수행한 후 2023년 6월 다시 본부로 들어와 국세청 법무과장을 거쳐 1년 반 만에 감사담당관으로 보직이동한 상황이다. 동기인 전애진 과장과 부이사관 승진을 두고 경합 상태에 놓였다.

국세청 심사1담당관에는 지임구 과장(73년, 충남, 세무대 11기)이 배치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세청 개인납세국 부가가치세과에서 팀장으로 직을 수행하다가 서기관에 승진한 인물이다. 당시 모셨던 국장들은 모두 퇴직했지만, 당시 부가가치세과장들 중 일부는 고위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이다.

서기관 승진 후 송무 쪽으로 경력을 쌓다가 세무서장 두 번(고양‧성북), 반년 과장 한 번(서울국세청 국제조사2과장)을 거쳐서 본부에 첫 입성했다. 서기관 승진 후 송무 쪽 수행 경력에 대해 평가받은 셈인데, 국세청은 최근 대규모 세원펑크로 세원-조사-불복대응 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있다.

국세청 심사2담당관에는 남아주 과장(80년, 마산, 서울대, 행시 48회)이 올라왔다. 현 국세청 행시에서 여성 비중이 생긴 시점이 46회부터인데 48회면 본부 과장할 때가 됐다.

김창기 전 국세청장이 중부국세청장을 역임하던 시절 중부국세청에는 이동운 현 법인납세국장, 김지훈 현 국세청 감사관, 안덕수 현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김국현 인천지방국세청장(예정), 양동훈 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있었고, 이 중 국장으로 모신 사람이 안덕수 국장(당시 중부국세청 조사1국장)이다. 그때 조사1국에 같이 있었던 사람이 이상원 현 국세청 홈택스2담당관이다.

국세청 국제세원담당관에는 전애진 과장(78년, 서울, 이회여대, 행시 46회)을 배치했다. 본부과장 진입이 이른 편이었는데, 2021년 국세청 조사분석과장으로 배치돼 2022년 국세청 국제조사과장, 2023년 6월 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에 임명됐다. 다른 행시 동기들보다 연령이 젊은 편이며, 국장으로 모셨던 인물(노정석-김동일-오호선)들이 모두 퇴직했다. 국세청 국제세원담당관은 국제조세관리관의 수석과장이다. 상관으로 모시게 될 강성팔 국제조세관리관은 대단히 적극적으로 일하는 노력가형 수재로 알려졌다.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에는 민회준 과장(77년, 서울, 서울대, 행시 49회)이 이름을 올렸다. 김동일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국제협력담당관을 하던 시절 팀장으로 활동한 국제 라인 인물이다. 행시 기수별로 유능한 인물은 국세청장이 정책보좌관으로 삼는데, 김창기 전 국세청장이 첫 지명한 정책보좌관이기도 하다. 김창기 전 국세청장 퇴임 무렵 바로 소득자료관리과장으로 1년 만에 국세청 본부로 이동했다. 그리고 6개월 후 옛 친정이었던 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실의 과장으로 돌아왔다. 그가 팀장 시절에는 국제협력담당관이 수석 과장이었지만, 현재는 국제세원담당관이 수석과장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이 국회와 해외 등 대외 활동에 대단히 적극적이란 점에서 변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국세청 법무과장에는 유영 과장(74년, 서울, 세무대 12기)이 배치됐다. 조사국에서 상당 경력을 쌓아왔으며, 세무대 12기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서기관 승진 후 서울국세청 조사4국 2과 4팀장-영덕세무서장-중부국세청 조사1국 2과장-동수원세무서장-서울국세청 조사1국 2과장 등 조사국과 서장을 오가며, 올라갈 때쯤이면 내려가고, 내려갔다고 오르고를 반복했다. 인사 모양새가 달렸다가 잠시 숨 고르다가 다시 달리는 식이었는데, 서울국세청 조사1국 2과장 이후에는 법무부로 파견돼 계속 질주로 방식을 바꾸었다. 국세청 법무과장으로 본부 첫 과장을 시작하게 됐는데, 상대적으로 준수한 출발이다.

국세청 소득세과장에는 오미순 과장(77년, 익산, 서울대, 행시 48회)이 배치,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서기관 승진 군번이 2015년 6월인데, 행시 48회들이 서기관에 승진했을 때였다. 일본주재관에 나갔다가 지난해 합류한 김동현 국세청 장려세제과장(72년, 영광, 서울대, 행시 48회), 외교부 파견 경험이 있는 이선주 국세청 조사2과장(81년, 서울, 고려대, 행시 48회)가 그들이다.

오미순 과장은 2018년 조세심판원 과장으로 나갔다가 2019년 7월 실력중심주의로 운영되던 서울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국제조사2과장에 배치됐었다. 이후 대전국세청 조사2국장을 맡았다가 김대지 전 국세청장 시절, 국세청 차장 직속 2021년 국세청 코로나19 미래대응기획반에 배치돼 국세행정 개혁 업무를 맡으면서 전면에 부상했다. 당시 국세청 차장이 현재 국회의원을 맡은 임광현 의원인데, 되짚어보면 오호선-이청룡-임광현 등 당대 실력중심주의-노력파로 지목되던 인물들의 지휘를 모두 거쳤다. 중부국세청 조사1국 1과장-서울국세청 조사2국 조사관리과장을 거쳐 작년 국세데이터담당관으로 첫 본부 과장 경력을 쌓았다.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에는 장성우 과장(71년, 전북, 원광대, 7공채)가 배치됐다. 본부에 오래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낯이 익은 인물일 텐데, 2019년 1월부터 2022년 12월 말까지 3년간 국세청 감찰에 있었기 때문이다. 감찰 라인 분위기가 바뀌던 시점에 활동한 인물이고, 워낙 실력이 보통 아닌 인물이라서 언제 본부에 들어올지가 주목되던 인물이었다. 군산세무서장-북전주세무서장 두 번 거치고, 바로 국세청 본부로 들어왔는데 보직 자체는 국세청 세정홍보과장을 받았지만, 언젠가 감찰로 돌아갈지 이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국세청 소비세과장에는 정희진 과장(82년, 삼척, 서울시립대, 행시 48회)이 결정됐다. 정희진 과장의 최근 10년의 경력은 심사와 심판, 조사, 법인인데, 앞서 오미순 과장 때 설명했던 행시 48회 동기와 달리 2016년 6월 서기관 승진 군번이다. 딱히 인사에 심모원려가 있었다기보다는 동기들보다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었기에, 제 시기에 맞춰 승진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시각에 따라선, 소비세과장에 임명된 게 파격적으로 보일 수 있다. 국세청이 K-리커 활동에 참여하면서 와인-위스키-증류주 등 세련된 개척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한 줌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대단히 거칠고 면도날같이 날카로운 세계다. 다만, 그 생태계는 여러 사람을 겪어 봤고, 기민한 대응능력을 갖췄기에 그간의 흐름을 잘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세청 심사1담당관에는 이상걸 과장(74년, 전북, 서울대, 행시 47회)이 임명됐다. 이상걸 과장은 2022년에 본부 입직을 했는데, 임시 인가를 받았던 소속 조직이 사라지면서 한 달만에 급하게 국세청 자본거래관리과장으로 배치된 이력이 있다.

당시 모셨던 국장이 박재형 중부지방국세청장이었는데, 1년 후 정보보호팀장에 임명, 작년 1월에 심사1담당관으로 이동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점점 세간의 관심 비중이 높아지는 상속증여세 업무를 맡게 됐다.

국세청 자본거래관리과장에는 최원봉 과장(74년, 순천, 동국대, 행시 47회)이 이름을 올렸다.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운영지원과장이었으며, 2021년 연말인사에서 지금은 없어진 전자세원과장으로 본부 과장 경력을 시작했다. 동시에 그가 실질적이자 마지막 전자세원과장이었다.

이후 2022년 연말인사에서 국세청 심사2담당관으로 배치, 다시 1년 후 지금은 국세청 조사국장이 된 민주원 개인납세국장 밑에서 소득세과장을 맡았다. 민주원 국장도 과거 소득세과장을 했던 적이 있으며, 그것이 그의 첫 본부 과장보직이었다. 이번에 국세청 자산과세국으로 이동하게 됐다.

국세청 조사1과장에는 김휘영 과장(71년, 춘천, 강원대, 7급 공채)이 배치됐다. 요즘 비고시 국세청 대변인 보직 경로가 대변인-국세청 조사1과장 이런 유형으로 이동하는데 그가 그 두 번째 인물이 됐다. 보통 국세청 조사1과장은 경험 많은 비고시가 맡는데, 국세청 조사국 과장 자리 가운데 한 자리를 제외하고 행시 과장이 나머지 자리를 모두 가져가는 게 관행화되어 있다보니 비고시가 국세청 조사국 과장으로 가는 경로가 다소 빠듯해진 모양새이다. 김휘영 과장은 나름 본부 과장 행보를 걸었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더욱 역량을 선보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세청 조사2과장에는 이선주 과장(81년, 서울, 고려대, 행시 48회)이 임명됐다. 현재 본부 과장에는 48회들이 속속들이 배치되고 있으며, 이들은 수년 후 본부 국장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그런 만큼 어디 배치되느냐, 어떤 상관을 만나게 되느냐가 중요한 시점인데, 이선주 과장은 나날이 강도가 높아지는 국세청 조사국에 배치됐다.

이선주 과장은 서기관 승진을 국세청 조사국 국제조사과에서 했으며, 동시에 최초의 여성 본부 과장이란 타이틀이 붙어 있다. 국세행정 개혁 바람이 불었던 2019년, 국세청 심사1담당관을 맡은바 있는데 서기관 승진한 지 얼마 안 됐던 시점이라서 더더욱 주목받았다.

그때의 인사가 행시기수 서열을 모두 깨고 본부 국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시키겠다는 건 결단코 아니었기에 심사1담당관을 마친 후 중부국세청 조사1국 1과장, 뉴욕주재관, 서울국세청 국제조사관리과장을 거쳐서 지난해 9월 국제협력담당관에 배치됐었다.

다만, 국제협력담당관 경력은 배치된지 몇 개월되지 않아 민회준 과장으로 교체됐고, 옛 친정이었던 조사국으로 이동했는데 이선주 과장의 장기는 본래 국제다. 조사경력도 상당 부분 국제였고, 런던대 유학-뉴욕주재관-외교부 파견 등 국제 경력이 상당한 만큼 개인조사에 대한 다각도 조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 소득자료관리과장에는 김일환 과장(72년, 전북, 세무대 11기)이 올라왔다. 사무관 시절, 2018년 1월 국세청 개인납세국에 배치돼 2021년 말까지 3년간 근무했는데, 2018년에 처음 본부 팀장으로 활동했었는데, 옆에 있었던 부가가치세과 동기가 지임구 과장이다. 이 무렵 김일환 과장은 2019년 한 해를 제외하고 소득세과에 있었는데 김태호 전 국세청 차장이 개인납세국장, 김대일 부산국세청 감사관이 소득세과장을 할 때 서기관 승진했다. 물론 다년간 쌓아올린 결과였다. 승진 발표 7개월 후 초임을 해남세무서장으로 발령받았으며, 2023년에 중부국세청 조사3국 2과장, 2024년 김포세무서장을 지내다 올해 본부 과장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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