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우크라 정부, 전쟁을 선거 회피 핑계로 삼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안전 보장만 가능하다면 3개월 내에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고, 미국이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선거의 안전을 보장해 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이 보장된다면 향후 60~90일 안에 우크라이나는 선거를 실시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시(戰時) 선거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임기가 지난해 만료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다시금 선거 실시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조속히 종식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빠른 조치를 요구 중이다.
이날 공개된 폴리티코(Politico)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을 선거 회피의 핑계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민주주의라고 볼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권력에 집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습, 전선에 배치된 대규모 병력 및 피난민 문제 등을 이유로 전시 선거 실시를 반복적으로 부정해왔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국토의 약 1/5)에 거주하는 주민과 최전선 인근 지역 주민들의 투표권 보장 문제 역시 불확실한 상태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계엄령 하에서도 선거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전시 선거에는 반대하면서도 2019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은 정치 지형 속에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현실을 직시하고 양보를 시작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유럽 국가들이 "나약하고 무능하다"고 비난하며,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kwonjiun@newspim.com




